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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는 오르는데 살만한 모델은 없고 … 일본 경차, 곧 한국시장 상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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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일본 미쓰비시의 경차가 내년에 한국에 상륙한다. 판매는 대우자동차판매에서 담당한다.

18일 대우자판에 따르면 미쓰비시는 최근 대우자판 판매 담당자들을 일본으로 초청해 차종 품평회를 열고 투입 모델에 대해 논의했다. 대우자판 영업기획 담당자는 “기름값이 올라 경차를 구입하려는 국내 소비자는 많지만 국산 차종이 거의 없어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도요타·혼다 등 일본 차가 한국에서 잘 팔려 미쓰비시는 한껏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상륙할 차종으로는 ‘아이(i)’가 꼽힌다. 박스카 스타일의 ‘이케이(eK)’도 후보로 거론된다. 두 차종의 일본 소비자가격은 800만원대. 대우자판은 수입관세, 딜러 마진 등을 감안해 1200만∼1500만원대에 국내에 팔 계획이다.

◆경차 잘 팔리는데 국산 차종이 적다=올 들어 10월까지 국내 유일의 경차(배기량 0.8L 미만)인 GM대우 ‘마티즈’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늘어난 4만4047대가 더 팔렸다. 2000년대 들어 경차 판매량이 전년에 비해 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문희섭 대우자판 태릉지점장은 “마티즈의 연비와 가격을 묻는 소비자들이 지난해보다 세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경차의 기준이 배기량 1L 미만으로 완화되면서 기아자동차의 ‘모닝’이 경차에 포함된다. ‘모닝’은 10월 한 달간 전년 10월에 비해 80% 이상 더 팔렸다. 마티즈 동호회원인 이충모(57)씨는 “경차를 몰면 기름값은 물론 세제·통행료 혜택 등이 많다”며 “국산 모델이 늘어나면 경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산 경차 모델은 당분간 늘지 않을 전망이다. GM대우만 2009년 중순께 새 경차인 ‘비트’를 내놓을 계획이다. 윤희정 GM대우 경차브랜드운영팀 부장은 “자동차 크기를 신분의 잣대로 여기는 문화가 있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한 업체들은 경차 개발 경쟁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이용 늘리고 지원책 마련해야=우리나라의 경차 점유율은 일본(32.5%)·프랑스(39%)에 크게 못 미치는 4.7%다. 이한구(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솔선수범해야 할 정부 기관들이 경차를 이용하지 않는 것도 경차가 외면당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정부 부처의 업무용 차량 중 경차는 1.6%에 불과하다. 지난 4년 반 동안 경차를 한 대도 구입하지 않은 부처는 청와대 등 30곳에 달했다.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정부가 경차 사용 비율을 30% 정도로 유지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경차 구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차종 개발 업체에 대해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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