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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다가오는데 … "추위가 두려워" 얼음공주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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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차가워지면 삶이 괴로워지는 ‘얼음 공주’.

손발과 피부 등이 ‘냉장고’가 되고 새로운 질병이 생기거나 기존의 질병이 악화되기 때문이다.흔히 피하 지방층이 두꺼운 여성이 남성보다 추위를 잘 참아낸다고 하지만 이들에게 추위는 엄청난 스트레스다.

한의학에선 음양오행 중 음(陰)에 속하는 여성이 더 추위에 약하다고 본다. “여성은 늘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이래서다.

수족냉증·레이노병·냉대하·안면홍조·한랭 두드러기 등 대표적인 ‘얼음공주병’의 원인과 대처법을 알아보자.

◆수족냉증=수족냉증은 여성 환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다. 여성이 생리·출산(호르몬 변동)을 하고 정서적으로 더 예민하기 때문이다. 이 병은 방치하면 나중엔 손발이 저려오고 통증까지 밀려온다. 저혈압·만성피로·부종을 유발하기도 한다. 원인은 많지만 찬 날씨→혈관 수축→혈액 순환 방해→체온 조절 이상의 수순을 밟아서도 올 수 있다.

광동한방병원 김제관 원장은 “추위가 수족냉증의 주된 원인이지만 스트레스로 인해 오는 경우도 많다”며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자주 하라”고 조언했다.또 속옷으로 배를 따뜻하게 하거나 20~30분 반신욕을 하는 것도 좋다.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약차는 생강대추차다. 생강은 동의보감에 “성질이 따뜻하고 풍한과 습기를 없앤다”고 기술돼 있다. 대추는 소화기를 보호하고 따뜻한 기운을 준다. 물 800mL에 생강 20g과 대추 16개를 넣고 은근하게 오래 끓인 뒤 꿀을 약간 타서 하루 2∼3회 마신다.

◆레이노병=지난해 겨울 한 여자 경관이 교통단속을 하다 ‘손발이 시리고 아프다’며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레이노병이란 진단이 내려졌고 법원은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레이노병은 수족냉증의 ‘양방 버전’. 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나 더 잘 걸리고 대개 20대 초반에 시작해 10년 이상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손가락이 추위에 민감한가” “추위에 노출되면 손가락 색깔이 변하나” “그 변한 색깔이 흰색이나 푸른색인가?”라는 세 가지 질문에 모두 ‘예’라고 대답하면 레이노병으로 진단된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순환기내과 홍경순 교수는 “레이노 증상을 완화시키려면 평소 손발뿐 아니라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며 “겨울철 외출 시 모자·귀덮개·목도리·양말·장갑 등으로 보온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수·설거지 할 때 찬물 사용을 피한다. 흡연이나 간접흡연도 금물. 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과로도 금물.

◆냉대하=추운 날씨에도 미니스커트를 입는 멋쟁이 여성을 주로 노린다. 체감온도가 2∼3도나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차가운 의자에 장시간 앉아 공부하는 여학생, 평소 몸이 찬 여성도 위험 집단으로 분류된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은 “냉대하는 여성 생식기 내에 정상 분비물의 양이 너무 많거나 이상 분비물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선의 예방법은 몸에 꽉 끼어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옷은 피하고 내복을 입어 몸을 잘 보온하는 것이다.

한방에선 하복부의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치료를 한다. 인삼차가 냉대하 예방에 유익하다. 이 차는 물 0.5L에 잘게 썬 인삼 10g을 넣은 뒤 물의 양이 반으로 줄 때까지 은근하게 끓이면 완성된다. 여기에 꿀을 넣어 하루 세 번 가량 마신다.

◆안면 홍조=날씨가 쌀쌀해지면 얼굴이 유난히 빨갛게 달아오르는 여성이 많다. 안면 홍조는 증상이지 질병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병·의원에서 질병에 준해 치료한다. 자주 반복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져서다. 안면 홍조는 여성의 전유물은 아니다. 원인도 긴장,스트레스,부끄럼,갱년기 증상,알코올(술),의약품 부작용 등 다양하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고주연 교수는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되 얼굴만 가리기보다는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안면 홍조를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이며 “추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곳으로 들어갈 때는 미리 손바닥으로 볼을 가볍게 마사지해 얼굴 온도를 높여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한랭 두드러기=쌀쌀한 날씨에 외출해 찬바람을 맞으면 온몸에 두드러기가 난다고 호소하는 여성이 적지 않다. 한랭 두드러기다.

이 병은 찬 바람,찬 공기,찬물에 닿거나 심지어 찬 음식을 먹기만 해도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해 두드러기와 발진·가려움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추위에 노출된 뒤 다시 몸이 더워질 때 두드러기가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김상석 교수는 “예방법은 가능한 한 추위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며 “발생하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항히스타민 연고를 쓰는 것이 방법”이라고 밝혔다. 따뜻한 곳에 몇 시간 머물면 두드러기 증상이 나아지기도 한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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