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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연극 "누가 누구"모델 수지역 김종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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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자신 있는건 대사 외우는 것밖에 없어요.』 민중극단이 자랑하는「연극계 최고의 미모」김종아(22)는 첫 마디부터 엄살연기(?)를 펼친다.
배우생활 3년.친구따라 강남간다고 배우지망 친구 권유로 91년 뮤지컬『아가씨와 건달들』무용수 오디션에 참가했다가 졸지에 배우가 됐다.대사도 없이 춤만 추는 역이었다.
『그런데도 무대에 올라선 순간 배우는 제 운명이라고 느꼈어요.』 무대에서 춤추기가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었다.내가 누구인지도 모를 정도로 숨가쁜 장면전환이 몇차례 이어지면 연극은 끝나 있었다.
잔뜩 연기의 쓴 맛을 보고 92년 2월 서울예전 연극과에 입학했다.본격적으로 연기공부를 해보겠다는 독기같은게 생겨난 탓이다.그런 노력덕분이었을까.
그는 지금 극단 민중의 얼굴역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두 편의연극에 교대 출연하면서 일주일은 섹스코미디『누가누구』의 요염한모델「수지」로, 또 일주일은『나비처럼 자유롭게』에서 천방지축의늘씬한 처녀「질」로 정신없이 연기에 몰입하고 있다.어떤 때는 자신이 연기하는게 질인지 수지인지 헷갈릴 정도다.
『연기력보다는 미모(?)덕에 주역을 맡았다는 소리를 들을 때가장 속상해요.』 그래서 그는 모델역이나 멋쟁이 처녀역보다 내면연기를 해보는게 소원이다.진솔하고 평범한 여자역을 맡아 분위기와 연기로 진짜 김종아를 보여주고 싶어서다.
***“튀는 역보다 내면연기 하고파” 『요즘은 좀 튀어야 스타가 된다는데 튀는 역은 싫어요.숫기가 없어서 자신도 없고요.
』 입단초 3년안에 민중극단의 김종아가 아니라 김종아의 민중극단을 만들어 놓겠다고 큰 소리 뻥뻥치다가 선배들한테『두고 보겠다』는 협박반 기대반 엄포를 듣고 요즘은 주눅이 들어 산단다.
그의 별명은「쫑아」.귀여운 강아지를 연상케하는 활달한 성격탓에 붙여진 애칭이다.
이제는 습관이 돼서 제이름대로 종아라고 부르면 오히려 이상하다는 그는 연기도 제법 물이 올랐고 적절히 극의 분위기도 잡아간다는 주위의 평이 아직은 그저 쑥스럽기만 한 새내기다.
글:이정재기자 사진:주기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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