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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대학생 중국 기행 지원, 김영수 청소년문화硏 이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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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입시 공부만 하던 고교생이 대학에 들어가면 다양한 이념과 가치관의 홍수 속에서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큽니다. 고교 졸업반 학생들이 대학 입학 전에 짧은 일정이나마 외국에 나가 현재 국제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피부로 느끼게 되면 장차 대학생활의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 김영수(金榮秀.62) 이사장은 '우수 예비대학생 중국 기행' 프로그램을 마련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올해 첫 시행되는 이 프로그램에는 명문대 진학이 확정된 32명의 고교 3년생이 참가한다. 전국 2백여개 고교에서 추천받은 7백20여명 가운데 1, 2차 심사를 거쳐 뽑힌 학생들이다. 이들은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4박5일간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 등을 방문한다. 약 4천만원의 비용은 연구소에서 부담한다.

金이사장은 "학생들이 급성장하는 중국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시장경제의 우수성을 배우는 데 초점을 맞춰 일정을 짰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상하이에서 중국 경제의 메카로 불리는 푸둥(浦東)지구와 도시계획전시관을 견학한 뒤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중국 경제 개발의 청사진에 대해 강의를 듣고 토론할 예정이다.

항저우(杭州) 인근에 있는 한국타이어 중국공장을 방문해 한국 기업들이 속속 중국으로 옮겨가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을 듣는다.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와 훙커우(虹口)공원을 찾아 선조들의 항일 독립운동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도 갖는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김인호(金仁浩)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서 시장경제 이론교육을 받았으며, 선발 과정에서 '시장경제와 중국'이란 주제의 논문심사도 거쳤다.

金이사장은 "내년부터는 참가자 수를 70명 선으로 늘리는 한편 메이지(明治)유신 때 젊은 인재들의 활약으로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을 방문국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회 교육.체육.청소년위에서 활동하면서 청소년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金이사장이 1992년 설립한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는 순수 민간단체다. 후원회원 25명의 도움으로 조성된 20억원의 기금을 바탕으로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국구 국회의원.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거쳐 97년 3월 문화체육부 장관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 金이사장은 요즘 변호사 업무를 거의 제쳐두다시피 할 정도로 청소년 교육문제에 몰두하고 있다. 10여년간 계속하고 있는 토요 산행과 주 2회의 조깅으로 건강을 관리한다.

글=이한원,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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