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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관광>중국 쓰촨성 청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중국 쓰촨성 청뚜는 대개 찌뿌옇게 흐린 날씨다.분지내 해발 5백m가량 되는 평원에 위치해 바람도 거의 불지 않는다.
습한 날씨 등으로 독특하게 발전한 것이 사천요리다.시내에는 두부만으로 1백50여종의 음식을 만들어내는 식당이 성업중이다.
관절염등 풍토병을 예방하기 위해 거의 모든 음식이 기름진데다 맵고 알알하다.
베이징의 화려하고 장대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염두에 둔 관광객들에게 그래서 청뚜 초행길은 만만치 않다.
청뚜는 가만히 들여다봐야 한다.그만큼 차분하고 문화적 향기가감도는 도시다.사람들은 그들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히 높다.자신들이 시성 두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열심히 얘기하고 삼국시대(3세기)역사를 거침없이 꿰뚫는다.
청뚜는 현덕 유비가 촉한의 도읍지로 삼았던 곳.『삼국지연의』무대를 따라 삼국지 여행을 나설 수 있는 데다.
청뚜 교외 서남쪽에 위치한 무후사(우허우쓰)는 제갈량이 죽은후의 시호 충무후에서 따온 것.6세기 초에 건립됐다.건립 당시에는 유비를 제사지내는 「소열묘」와 함께 세웠다고 한다.14세기말 두 사당을 병합한 뒤에도 사람들은 유비보다 는 제갈량을 더 기려 줄곧 무후사로 부르고 있다.사원 전체 넓이는 1만1천여평.전국 각 성에 산재한 7개 제갈량 사당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한소열묘」라고 쓰인 정문을 들어서면 좌우로 제갈량의 공덕을기린 당비와 명비가 서 있다.당나라 때 만들어진 비석은 문장.
서법.석각기술 등이 뛰어나 삼절비로 이름이 높다.
제갈량 사당 안에는 제갈량이 대형 밥솥으로 겸용했다는 제갈고가 걸려 있어 흥미롭다.
삼국지 영웅호걸들의 숨결을 가까이 느껴볼 수 있는 것이 촉한의 장수 28인의 찰흙상.얼굴이나 복장등은 청나라 때 경극을 모델로 해 빚었지만 조자룡.마량.방통등 인물들이 1천7백여년을넘어 빛을 발하고 있다.
높이 12m에 달하는 유비의 묘를 파헤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한 것도 이채롭다.
삼국지에 매료돼 혹은 성씨의 고향을 찾아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무후사에서 버스로 30여분 거리에는 당나라 시인 두보 초당이자리하고 있다.
두보가 안록산의 난을 피해 청뚜의 완화계로 찾아든 것은 그의나이 48세 때인 760년.이곳에 초가집을 짓고 4년 동안 머무르면서 2백40수의 시를 지었다.
당시 대표적 시가「가을 바람에 지붕 날리고」.
곤궁한 생활속에서도 서민 대중을 사랑하는 그의 애틋한 시심으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그가 살았던 초가 자리에는 조그마한 비석이 하나 서있지만 두보 초당 전체 넓이는 6만여평.공원을 조성해 시사관.사당등을 비롯해 울창한 대나무숲과 낚시터까지도 마련돼 있다.
시사관내 두보 조각상 양옆 기둥에 국가 부주석이었던 주더가 57년 두보를 기려 쓴 문장이 선명하게 새겨져 눈길을 끈다.
***자수연구소 2천년을 넘는 면직 역사를 자랑하는 청뚜에서빼놓을 수 없는 곳이 「촉수연구소」로 불리는 자수 공장.한 곳뿐인 자수 수공업 공장이다.건물 각 방에는 견습생들이 바늘을 들고 한올 한올 수를 놓고 있다.청뚜의 대표적인 자수의 주제는잉어.별도로 마련된 판매장에서는 자수 공예품을 팔기도 한다.
잉어를 비롯해 판다.학.탱화등을 수놓은 화려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우리돈으로 1만원짜리부터 1천만원을 넘는 것들까지 다양하다. 이밖에 당나라 때 여류시인 설도를 기념해 1백50여종의 대나무로 조성한▲망강공원과▲판다 번육연구기지등도 청뚜의 문화와 역사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청뚜=천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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