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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김굉명에 ‘광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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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굉명이 삼촌, 뽑혔어요. 경남FC요.”

15일 프로축구 K-리그 드래프트 결과를 기다리던 김굉명(金宏明·23·사진)에게 김경래 명지대 감독의 아들 성윤이가 반가운 소식을 전해 왔다. 그는 소속팀(내셔널리그 서산 오메가) 훈련 때문에 드래프트가 열린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 오지 못했다.

 김굉명은 재일동포다. 경남 함양이 고향인 증조부가 일제 때 징용으로 끌려가 도쿄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조총련계 초·중·고와 류쓰 게이자이대에서 선수로 뛰었다. 그러나 졸업 후 불러주는 팀이 없어 부동산회사에 입사했다. 그러던 중 대학 시절 친선경기 때 자신을 눈여겨봤던 김 감독의 주선으로 2006년 한국에 건너왔고, 한국철도를 거쳐 서산 오메가에서 뛰었다.

한국에 온 지 1년 반. 비록 번외(7순위) 지명이었지만 꿈에 그리던 K-리그 유니폼을 입게 됐다. 계약기간 1년에 연봉은 1200만원. 내셔널리그에서 받던 연봉의 절반 수준이다. 1군은 언감생심, 2군 경기 교체출전도 보장할 수 없다. 그래도 그는 “큰 무대에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몸값은 노력으로 올릴 수 있다”며 “고향팀에 뽑혀 더욱 기분 좋다”고 말했다.

 경남 측은 “올해 8월 재일동포 선수 3명을 데려다 테스트했는데, 스피드와 순발력이 좋은 김굉명이 가장 좋은 인상을 남겼다”며 “선수층이 엷기 때문에 노력 여하에 따라 기회는 얼마든지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체 1순위로는 수비수 윤원일(선문대)이 제주 유나이티드에 뽑혔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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