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몽준과 손 잡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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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 정몽준 무소속 의원이 비공개 회동을 계획했으나 무산됐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15일 "강 대표가 최근 정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15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하자는 제안을 했다"며 "하지만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취소됐다"고 말했다.

추후 회동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비공개 회동을 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진 뒤 정치권에선 한나라당과 정 의원 간의 연대설이 퍼지고 있다. 외연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이명박 후보로서는 정 의원이 도와줄 경우 울산 등 경남지역에서의 득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의원에 대한 강 대표의 구애는 적극적이다. 그는 13일 정 의원이 주최한 '생명의 원천 바다-서해와 발해만을 살리자'라는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강 대표는 "정치의 바다, 민생의 바다도 중요하니 정 의원은 이런 점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많이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토론회엔 박희태.권오을 의원 등 이 후보 측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 후보도 정 의원에 대해 우호적이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 의원과의 연대에 대해 "정치 노선과 정책 이념이 같고 개인적인 존중을 받을 만한 사람에겐 항상 문이 열려 있고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 '현대그룹'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정 의원 역시 이 후보에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그는 10일 한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의혹 보도에 대한 언론사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BBK 사건 등 각종 의혹 공세에 시달리는 이 후보로서는 든든한 지원이 되는 셈이다.

정 의원이 한나라당과 연대하는 데는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박 전 대표는 2002년 대선 때 정 의원의 연대 제의를 거절하고 한나라당에 복당해 이회창 당시 후보를 지원했다.

이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