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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성 간질 완치 희망 보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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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일단「간질」환자로 진단되면 주변사람은 물론 가족으로부터도 냉대받는 경우가 많다.
간질에 관한 불합리한 편견은 과학과 미신이 공존하는 모순투성이인 현대사회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간 질은 전염성이 없고 죽음에 이르는 경우도 거의 없다.유전성으로 볼 수 있는 경우도 드물다.여러가지 좋은 치료약이 나온 지금은 치료 가능한 경우가 70%에 이르며 어린이 환자의 치료 효과는 더더욱높다.그러나 아직도 환자의 5~10% 는▲두가지 이상의 항경련제를 단독 혹은 병용해▲최대용량까지▲충분기간 사용 해도 간질로인해 일상생활이 지장을 받는「난치성 간질」환자다.이런 환자들을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은 없는 것일까.
간질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생각되는 부위를 정 확히 알아내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면 치료가 가능하지 않을까.이러한 물음에 대한 해결책으로 간질수술이 발달되어 왔다.
그러나 간질 수술은 뇌의 일부를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결정하고 시행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가장 기본적인 수술이라 하더라도 정확한 진단을 위한 체계적인 시설과 인력이 필요하다. 간질수술 분야에서 첨단을 달리고 있는 미국은 현재 75개의 전문 진료센터가 있고 그중 13곳은 관련 진료과가 모두 참여하는 통합치료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서울대병원에「간질집중치료센터」(실장 黃龍昇소아과교수)가 10월 중순 개설된다.이를 위해 신경과.소아신경과.신경외과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6개의 병상에 4대의 최신 비디오-뇌파감시장치를 설치하고 기본적인 검사외에 뇌피질 뇌파검사,기능적 뇌지도 작성,MRI.PET등의 뇌영상촬영,신경심리검사 등의 특수 검사를 시행한다.수술 대상환자의 기준은 센터마다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난치성 간질 환자중▲간질 발생 부위를국소화 시킬 수 있고▲수술로 제거 한 뒤에도 기능상 장애를 일으키지 않을 부위를 절제하되▲정신병이 없고▲IQ가 70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간질수술의 1차적 목표는▲수술후 기능장애를 초래하지 않고 충분한 뇌조직을 제거함으로써 간질발생을 없애고▲간질발생 부위를 제거해 정상적인 뇌기능에 필수적인 부위를 보호하는데 있다.
수술방법은 뇌의 구조적인 이상이 있는 부분만 제거시키는「단순병소제거술」과 구조적 이상부위뿐 아니라 간질을 발생시키는 대뇌피질을 확인한 후 이 부위를 함께 제거하거나 전파경로를 차단시키는「발작수술」이 있다.
서울대병원의 간질집중치료센터의 가동을 계기로 앞으로는 우리나라도 난치성 간질로 진단받은 환자중 수술대상으로 평가된 환자에게 가능한 한 빨리 간질수술을 받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黃世喜전문기자.醫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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