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줌업>SBS"사랑은 없다"냉혈인간 상철役 이효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떤 배역인들 어렵지 않겠어요.새로운 인물을 창조하는 작업인데요.설사 제게 인간 이효정역이 주어진다해서 그 인물 성격이 거저 소화될 수는 없을 거예요.』 SBS수목드라마 『사랑은 없다』에서 가진 자에 대한 적대감의 반작용으로 성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냉혈인간」상철역으로 열연중인 이효정(33). 포용력과 능력을 겸비한 엘리트역만 주로 맡아오다 살기어린도끼눈을 부릅뜨고 주먹을 마구 휘두르는 「악의 화신」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사회반항적인 캐릭터의 배역은 81년 이원세감독의 영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에서 권투선수역으로 데뷔한 이래 처음이다. 『이번 드라마를 시작한뒤 주위에서 「출신 성분이 의심스럽다」는 농담을 많이 들었지만 원래 성격은 말수가 적고 정적인 편이에요.하지만 일단 판이 벌어지면 신들린듯 빠져들곤 하죠.』 『사랑은 없다』에서도 그같은 승부사적 기질은 유감없이 발휘된다. 선천적이라기보다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탓에 「악 그 자체」가돼버린 상철역을 연기하면서 제작진과 상의해 폭력 뒤의 우수라든가 인간적 고뇌등 감상적인 측면은 과감히 생략해버리고 흉포한 성격만을 강조하는 쪽으로 몰고갔다.
『악인이라고 인간적인 면이 없겠어요? 하지만 제 자신의 이미지 변신이나 드라마의 극적 반전을 위해 버릴 것은 버렸죠.요즘반응을 보면 그같은 초반 계산이 적중한 것같아요.』 다섯살 무렵 모르는 어른들의 손을 슬쩍 붙잡고 몰래 극장에 들어가 스크린속의 세계에 빠져들곤하던 그는 영화연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했지만 연기가 더욱 적성에 맞는 것같아길을 바꿨다.
***셰익스피어 작품 해보고싶어 지금까지 해온 작품의 장면 장면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맡은 배역 모두를 사랑하기 때문에 특별하게 해보고 싶은 배역은 없고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햄릿』『리어왕』을 비롯한 셰익스피어 작품에 도전해 보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대학 4년 후배이면서 연극계 유망주였던 부인이 집안살림만을 맡아하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자신의 연기에 조언을 해줄 수있는 훌륭한 모니터가 돼줘 언제나 마음 든든하다.
글:李勳範기자 사진:崔正東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