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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도.대성리 추억여행 제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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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휴일에 길을 나서려면 망설여진다.웬만한 산과 계곡은 나들이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기 때문이다.그래서 70년대 1시간쯤 기차를 타고 데이트에 나섰던 호젓한 옛길이 문득 그리워지기도 한다.서울에서 비교적 자주 찾았던 추억의 데이트 코 스를 더듬어찾아 가본다.
인천 가는 길은 전철이 가장 편리하다.경인선 종점인 인천역은서울역에서 1시간.인천역사는 단층 건물로 70년대 모습 그대로남아 있어 추억이 새롭다.
고깃배가 드나들던 비린내 나는 선창가는 멀리 남쪽 연안부두로옮겨갔고 그 자리에는 대형빌딩 공사가 한창이다.그나마 선창가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곳은 30년 넘은 밴댕이 횟집.밴댕이는 그물에 마구 올라오는 잡어류로 젓갈류에 쓰이는 흔하디 흔한 생선.주모들이 깡술을 들이키는 선창가 노무자들이 안쓰러워 슬며시내놓던 밴댕이가 이제는 어엿한 횟감으로 둔갑했다.밴댕이 횟집들을 거슬러 올라가면 개항의 역사가 엿보이는 조계지역에 이른다.
일본식 건물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 고,화교학교 등이 자리한 중국인 마을도 옛모습 그대로다.
중국인 마을에서 팔각정이 보이는 응봉산 언덕으로 조금 올라가면 인천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자유공원이 나온다.우리나라최초의 서구식공원으로 연오정.석정루등 현대와 전통건물이 조화를이루고 있고 수림이 우거져 예나 지금이나 연인 들이 즐겨 찾고있다. 자유공원 아래 동인천역 쪽으로 내려가면 신포동 분식점 골목과 신포시장이 나온다.주변에 있는 제물포고.인천여고.인천여상 학생들을 겨냥해 30년전 하나둘 생기기 시작한 수제비.칼국수 집들이 10여채 넘게 옛모습 그대로 장사를 계속하고 있다.
신포시장은 해물이 풍부하고 값이 싸 쇼핑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월미도는 인천역에서 자동차로 5분거리.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카페.횟집이 불과 2~3곳뿐이었으나 이제는 놀이공원을 비롯해 50여 업소가 방파제를 마주보고 줄지어 늘어서 있다.
인천시가 89년「문화의 거리」로 조성,「공연 놀이마당」「문화예술의 장」등을 펼쳐 관광객을 본격 유치하기 시작하면서 휴일이면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리고 있다.
방파제 아래로 내려가 게를 잡거나 릴 낚시를 즐길 수는 없지만 시원한 바닷바람과 서해 낙조를 바라보는 즐거움은 예전에 못지 않다.월미도 주변을 1시간 정도 유람할 수 있는 1천5백t급 식당 관광선도 휴일만 피한다면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경기도가평군외서면 북한강 줄기에 자리한 강변마을.경춘선 대성리역으로 인해 젊은이들이 즐겨 찾았던 곳이다.서울에서 경춘 국도인 46번 국도를 이용해도 1시간 남짓 거리다.청평댐을 넘어온 북한강과 조종천이 합류해 수심이 깊고 아름답다 .깨끗한 조약돌이 깔린 강변은 통기타 세대들의 캠프 파이어 장소로 손꼽혔었다.86년부터는 가평군에서 국민관광지로 조성,운동장과 산책로.숲길등이 잘 다듬어져 있다.
여름 한철 피서객이 빠져나간 가을철이 강변의 운치를 느끼기에더욱 좋다.숲 그늘 사이 능수버들이 늘어지고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긴 산책로를 따라 가다보면 절로 마음이 차분해진다.관광 보트를 이용,강건너 삼회리등 호젓한 휴식처를 찾 아갈 수 있다.수상스키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것은 최근의 일이다.
〈千昌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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