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컴퓨터칩 密賣 극성 실리콘밸리선 작년 4천만弗어치도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90년대 들어「전자산업의 쌀」로 각광받는「컴퓨터칩」이 범죄집단의 집중 타깃이 되며 전세계 첨단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紙는 최근 갱들의 관심이 마약에서 점차 컴퓨터칩으로 옮아가면서 이러한 신종범죄가 일본.미국에서 급속히 확산되고있다고 폭로했다.
지난해 11월4일 새벽 실리콘 밸리의 톱 라인 일렉트로닉社에반자동 소총으로 무장한 일단의 베트남 갱들이 몰려와 야근중이던2백명의 직원을 폭행한뒤 조립실로 들어가 칩을 훔쳐간 사건은 美전역에 커다란 충격을 주기도 했다.
「감자튀김」(포테이토 칩)이란 은어로 통하는 컴퓨터칩은 코카인 거래와 달리 재배.수송등 복잡한 단계를 거칠 필요가 없는「가볍고 부가가치 높은 금싸라기」로 암흑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올해 실리콘 칩이 장착된 관련산업은 한해 8백억달러(약64조원)규모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자동차.컴퓨터.의료기기.장난감.음악이 울리는 카드등이 전부 이러한 칩을 필요로한다. 이에따라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의 새너제이 주변 실리콘 밸리(샌타 클래라 카운티)지역은 컴퓨터와 그에 딸린 부품을 노리는 갱들로 연14차례 이상의 무장강도 사건이 빈발,「범죄도시」란 오명을 얻었다.
지난해 이지역에서만 4천만달러(약3백20억원)어치의 칩이 도난당했는데 갱들은 주로 악명높은 베트남 이민 2세들로 생산공장직원들을 매수.협박한뒤 유유히「한건」씩 행하고 있다.
현재 가장 인기있는 칩은 어린아이의 엄지손톱보다 작은 최신 486시리즈.조그마한 486칩 하나가 1초에 1억5천만개의 전자명령을 수행하는 초고속 성능을 구비,없어서 못팔 지경이다.그러나 미국내에서 사용되는 8천만개의 486칩중 고 유번호를 갖고 있는 것은 2%에도 미치지 못하며 바로 이같은 허술한 분류가 범죄꾼들을 자극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전문갱단의 손에 들어간 칩은 72시간내 8~15차례의 중간매개인을 거치며 각각 5%씩의 수수료를 뗀뒤 해외로 유출된다.이름조작.가방 바꿔치기등 다양한 수법을 거치며 영수증도 없는「물건」은 항공.선박편으로 서울.도쿄.방콕.싱가포르. 홍콩.베트남등에 주로 아시아 각국에 수출(?)된다.
새너제이 경찰국의 첨단범죄 반장 짐 맥매언 경사(40)는『컴퓨터칩이야말로 90년대의 환각제』라며 다른 어느것보다 훔치기 쉽고 비싼데다 수요마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걱정했다.그는 지난 몇달동안 그의 팀이 압수한 컴퓨터 칩만 해도 보관창고 하나를 가득 채우고도 남는다고 소개했다.
〈奉華植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