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阿洲발견 440만년전 인류화석 라미두스 놓고 학계논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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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라미두스」는 과연 인류와 원숭이의 공통조상(祖上)인가.최근인류 최고의 화석이라고 한 학술지에 발표된「오스트랄로피테쿠스 라미두스」의 뼈조각을 놓고 학계에「인류의 조상논쟁」이 일고있다.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아프리카 남부,라미두스는 뿌리라는 뜻으로발견자가 해부학적인 구조와 진화계통등을 기준으로 붙인 이름이다. 일본 도쿄(東京)대학의 스와 겐교수 등은 최근 학술지『네이처』를 통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중부의 아라미스 지방에서 약 4백40만년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원인(猿人)의 화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이는 지금까지 최고로 알려진「오스트 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일명「루시」)화석보다 무려 1백20만년이나 앞선 것으로,영국의 유명한 고생물학자인 버나드 우드박사는 이 화석이『인류와 원숭이의 공통조상이거나 거의 공통조상격에 해당한다』고 『네이처』에 논평했다.인류와 원숭이 의 공통조상론(論)은약 6백만~4백만년전 어느 시점에 인류는 인류대로,원숭이는 원숭이대로 각자 다른 진화의 길을 걸어왔다는 학설이다.그러나 이같은 공통조상론에 대해 지난 74년 이번 화석발견지보다 북쪽으로 80㎞ 위쪽에서 루시화석 을 발견한 돈 요한슨박사(美캘리포니아대 버클리분교 인류기원연구소)는『라미두스가 공통조상이라고 확증할 만한 충분한 증거는 없으며 따라서 라미두스와 공통조상 사이에는 또다른 종류의 원인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라미두스는 이런 논쟁과는 별도로 많은 귀중한 단서들을제시하고 있다.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92년 12월부터 지난해말까지 이뤄진 발굴작업의 결과로 모두 17명의 원인에 해당되는 두개골.턱뼈 등이 발굴됐다.이들 화석은 두개의 화산재층(層)에싸여 발견됐는데 방사성동위원소 측정결과 약 4백40만년전의 것으로 확인됐다.또 함께 발견된 원시 다람쥐.박쥐 등의 화석도 같은 연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견상 猿人의 가장 큰 특징은 직립보행.이는 골반뼈나 다리뼈로 확인되는데 라미두스 화석에서는 골반뼈나 다리뼈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대신 두개골과 척수 중간에 있는 유골로 직립보행을확인할 수도 있는데 라미두스는 루시보다 훨씬 원 숭이에 가까운,그러나 침팬지 등과는 분명히 다른 모양으로 직립보행을 했다는것. 어떻게 해서 직립보행을 하게 됐느냐도 큰 관심사.기존의 학설은 아프리카 동부지역이 기후변화로 인해 산림지대가 초목지대로 바뀌면서 적에게 쉽게 노출되자 멀리서도 적이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직립보행형으로 진화했을 것이라는 설명이 다.그러나이번 라미두스 발견은 이같은 직립보행의 기원설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각종 화석과 지층 확인에 따르면 라미두스가 살던 당시는 숲이 매우 우거졌다는 것.
라미두스 발견으로 촉발된 인류의 조상논쟁은 오는 11월 화석발견팀이 다시 에티오피아 현지에 들어가 추가조사를 실시키로 함으로써 그 결과 여부에 따라 또다른 양상을 띨 전망이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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