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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순위바뀌고있다>5.학생1인당 교육비 사립대가 앞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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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교육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재정확립이 필수조건이다.재정빈곤이야말로 교육의 질 향상을 저해하고 있는 가장 큰 장애요인임을 부인할수 없다.우리 대학들이 당면하고 있는 교수당 학생수의 과다,교육시설 확보 미흡,실험실습설비 확보율 저조및 수준의 낙후성,도서관 시설의 전근대성등 각종 문제들은 재정 부족에 결정적으로 기인한다.따라서 대학재정의 총량규모는 물론 학생당 교육비의수준,그리고 확보된 재정을 어떻게 배분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대학의 특성이나 교육의 질을 따지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여기에다 재정 부담자는 누구며 그중 학생.학부모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등을 함께 파악하고 이를 지출과 연결지어보는 것은 의미있는 작업이 된다.中央日報는 92개 4년제 대학(국립 21,사립71개)의 93년도 재 정운용을 평가하면서 재원(財源)부분은 사립대를 중심으로,특히 납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국립대의 재원은 항목별 구분이 세분되지 않는 특성때문에분석에서 제외했다.지출은 국립.사립에 걸쳐 학생 1인당 교육비및 교육비 지출의 세가지 골격인▲인건비▲운영비▲시설비를 집중 분석했다.
[편집자註] 21개 국립대의 지난해 학생당 교육비 평균은 3백45만원,71개 사립대 평균은 4백29만원이다.
평균으로는 사립대가 월등히 앞서 있다.
〈표1참조〉 최근까지 국립대가 사립대보다 학생당 교육비가 높은 것으로 막연히 알려졌던 통념과 반대의 사실이 분석결과 나타났다. 89년 사립대 등록금 자율화 이후 사학들이 꾸준히 재정확충을 꾀해온데 비해 국립대에 대한 정부의 예산지원은 이에 못미쳐 판세가 역전된 셈이다.
국립.사립대의 전체 평균은 4백9만원이었다.
그러나 사립대의 경우 1위인 포항공대(5천6백7만원)가 최하위(1백73만원)의 무려 32배나 돼 상하위간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포항공대 한 곳을 제외했을 때 나머지 70개 사립대의 평균이3백55만원으로 떨어져 국립대 평균액과 비슷해지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반면 국립대는 1위인 여수수산대(5백62만원)가 최하위인 21위(2백49만원)의 2.3배여서 상대적으로 고른 편차를 보였다. 그럼에도 부산.경북등 지방명문대를 포함,반수가 넘는 12개 국립대가 50위권 밖에 머물렀다.
미국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지난 26일자로 집계,보도한 미국 대학순위(中央日報 30일字 6面 보도)중 지난해 학생당 교육비 부문을 보면 1위 캘리포니아공대(5천만원.6만2천5백달러)에 이어 존스 홉킨스대(4천5백만원). 워싱턴대(3천6백60만원)순으로 나타나 포항공대를 제외한 국내 상위그룹 대학과 5~10배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학생당 운영비」는 단위 교육비중 다른 항목의 경비보다 교육에 직접적으로 투입되는 비용으로 사립대 평균액은 1백16만원,국립대는 92만원으로 나타났다.
국립대의 경우 한국해양.여수수산.부산수산대등 학생수에 비해 시설규모가 유달리 큰 수산.해양계 대학이 전체 5,6,14위를차지했고 서울대는 18위였다.
〈표2참조〉 이중 특히 실험실습비.학생복지비(장학금.학비감면.학생지도비.보건체력비)등 학생들의 복리후생및 교수.학습에 투입되는 돈이 「학생 경비」다.
1인당 학생 경비는▲포항공▲용인▲한림▲중앙▲동아▲성균관▲인제▲아주▲영남▲고려대순으로 많았다.
한편「학생당 시설비」는 최근 신설됐거나 시설.설비 확충에 의욕적으로 투자를 많이 한 대학이 대체로 상위에 들었다.
〈표3참조〉 교원당 인건비는 국립대의 경우 정부지원 인건비.
연구비가 함께 산정되나 사립대는 별도 항목으로 계산되는등 회계상 구분이 모호한데다 고려해야 할 숨은 변수가 많아 순위를 매길 수 없는 성격을 갖고 있다.
교수요원.시간강사.일반직원등의 숫자와 이들 각각의 해당 인건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1인당 보수액도 연령.근무연한에 따라 다른 점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지출액중 인건비 비중을 따지는 것으로 교원들에 대한 학교측 지원.배려의 수준을 평가하는게 보통이며 그에 따른 대학별 순위는 〈표4〉와 같다.
국립대 평균은 56.4%,사립대 평균은 47.3%였다.
표에서 보듯 국립대 인건비 비중이 사립대보다 높아 21개중 14개가 30위 이내에 들었다.
그러나 일반직원 숫자.연령등을 감안하지 않은 채 교원당 평균인건비(연구비 포함)를 따져보면 국립대가 연간 3천9백45만원,사립대가 4천2백32만원으로 실제 금액상으로는 사립대 교원들의 처우수준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시간강사 3명을교수 1명으로 간주해 계산한 것이다.
인건비에 대해선 두가지 견해와 논리가 있다.
하나는『부족하면 교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므로 더욱 높아져야한다』는 것으로 유달리 시설비 지출이 많아 50% 안팎에 머무르는 국내 대학의 인건비 비중을 외국(미국 55%)수준까지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립대의 경우 등록금 자율화 이후 매년 평균 15%씩인상된 납입금이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보다 주로 인건비쪽으로 투입돼 교수.교직원들을 배불리는(?)쪽으로만 기여했다는 혹독한비판도 있다.
실제로 유네스코 자료에 따르면 국민총생산(GNP)대비 교수임금은 미국.일본등 선진국보다 우리가 높아 상대적으로 고소득층에분류돼 있다는 지적이다.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 87년 이후의 노동운동이 기업체 근로자뿐 아니라 대학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71개 사립대의 운영수입중 학생납입금(수수료 포함)이차지한 비율은 평균 74.8%.전입.기부금(17.4%),기본자산 수입(0.6%),기타(7.1%)에 비해 압도적이다.
***납입금 比 양극화 대학별 차이도 커 운영수입중 납입금 비율을 따지면 2.9%인 포항공대와 90%대인 5개 대학이 양극을 이루고 있다.71개교중 50곳이 운영수입의 70% 이상을납입금에 의존하고 있다.
사립대의 4대 재정수입중 납입금 이외에 국고보조.재단전입금.
기부금은 상당수 대학에서 극히 미약한 재원인 셈이다.
자본및 부채를 통한 수입까지 합친 총수입을 기준으로 했을 때납입금 평균비율은 46.9%이며 대학별로는 1위 포항공대의 2.0%에서 최하위(75.5%)까지 역시 폭넓은 차이를 보였다.
〈그림참조〉 41~60% 사이에는 44개대가 몰려있다.새로운사실은 아니지만 대부분 대학들이 왜 기를 쓰고 학생정원을 늘리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다.
즉 「학생=돈」이기 때문에 일부에선 증원을 위해 교육부에 교육여건을 엉터리로 부풀려 보고했다가 감사등에서 적발돼 지원을 중단당하기까지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해 증원허용 요건을 갖추고도 자진해 정원을 동결하는 대학들이 최근들어 생겨나 신선함을 준다. 〈金錫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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