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해외 유학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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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미국 젊은이 사이에서 해외유학 바람이 불고 있다.

12일 미 국제교육연구소(IIE)에 따르면 현재 외국 대학에서 공부 중인 미국 학생 수는 22만3000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8.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997년 해외 유학생이 9만여 명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10년 만에 2배 반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한국으로 유학을 떠난 미국 학생은 현재 1267명으로 집계돼 지난해보다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으로 건너온 외국 유학생들의 숫자는 58만3000여 명으로 해외 유학 중인 미국 학생들보다 2배 이상 많지만, 지난해에 비해 3.5% 증가에 그쳤다. 과거 외국 학생들의 유학 대상지로만 여겨졌던 미국이 활발하게 자국 학생들을 해외로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유학 증가의 배경에 대해 앨런 골드먼 IIE 소장은 "국제화가 빠르게 진전됨에 따라 미국 기업에서도 외국어 능력과 다채로운 외국 문화 경험을 취업희망자들의 핵심적인 자질로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 대학생들은 주로 자신들의 학교와 교환학점이 인정되는 유럽.아시아 등의 학교로 가 수개월에서 1년 정도 체류하고 있다.

유학 대상 국가에 대한 미국 학생들의 선호도도 확연히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국가 일색이었으나 최근 급속히 다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으로 떠나는 유학생은 거의 그대로지만, 아시아(26%).남미(14%).아프리카(19%).중동(31%) 등 다른 지역의 증가율은 훨씬 높다.

미국 대학 중 가장 많은 유학생을 내보낸 곳은 뉴욕대로 2800여 명이 출국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미시간주립대, 텍사스대(오스틴),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일리노이대(어바나 샴페인), 미네소타대 등의 순이었다.

이들 학교는 학생들의 유학을 장려, 각종 편의시설을 외국까지 수송해 주는 지원도 하고 있다. 최근 일부 대학은 학생들의 유학을 장려하기 위해 첨단 시설이 갖춰진 강의실은 물론 화장실까지 아프리카 등으로 보내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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