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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평택시대 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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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평택 미군기지 기공식이 13일 대추리에서 열렸다. 안광찬 비상기획위원장, 김문수 경기지사, 벨 주한미군사령관,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김장수 국방부 장관, 김성곤 국회 국방위원장, 황진하 한나라당 의원(오른쪽부터) 등 행사 참석자들이 발파 버튼을 누르고 있다. [사진=김형수 기자]

"아름다운 동맹, 새 시대를 열다."

13일 오후 2시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평택 미군기지 기공식을 축하하는 행사가 한창인 가운데 축포가 터지면서 하늘로 올라간 두 개의 애드벌룬 사이에 걸린 대형 현수막의 글귀다. 한.미 동맹이 용산시대에서 평택시대로 발전하고 있음을 말해 주는 메시지였다.

행사장 분위기는 1년6개월 전 주한미군기지 이전을 놓고 반미 시위가 격렬했을 때와 180도 달랐다. 행사 현장은 과거 대추리 마을과 대추리분교가 있던 곳이다. 이곳에선 지난해 5월 평택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대 1만여 명과 경찰 병력이 정면충돌해 유혈 사태를 빚었다. 문정현 신부 등 범민족대책위원회(범대위) 소속 130명은 이날도 행사장 바깥 팽성읍 함정리에서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기지 이전을 반대하며 이주를 거부해 온 송아리 주민 40여 가구는 시위에 합세하지 않았다.

기공식에는 한.미 양측의 군 수뇌부가 총출동했다. 김장수 국방부 장관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 박인용 합참 차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스티븐 우드 미 7공군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평택기지는 6.25전쟁을 통해 혈맹 관계로 맺어진 한.미 군사동맹이 최근 갈등을 거쳐 새로운 미래 동맹으로 진화하는 현장이다. 용산기지와 미 2사단이 옮겨갈 평택 미군기지는 앞으로 반세기 이상 한.미 동맹을 꾸려 갈 보금자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장수 장관은 기념사에서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을 통해 주한미군은 안정되고 통합된 지휘체계를 갖춰 효율적인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한.미 양국이 혈맹의 기반 위에 협력적 동반자로서 안보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기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미 양국이 11조원(한국 측 부담액은 5조6000억원)을 투입해 조성할 평택기지는 미군의 동북아 허브 기지로 발전할 전망이다. 규모로 따져도 아시아 최대의 미군기지로 평가된다. 평택기지는 동북쪽으로 20㎞ 떨어진 오산 미 공군기지, 평택항의 한국군 2함대사령부와 함께 전략적 군사복합지역을 구성한다. 미군 병력과 물자.장비는 오산기지와 평택항을 통해 쉽게 드나들 수 있다. 서해에 위치해 장기적으로 중국 견제 효과도 기대된다.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이 역사적인 순간은 한.미가 주한미군을 한반도에 유지시키는 장기적인 군사동맹을 희망하고 있는 것"이라며 "21세기와 그 이후에도 한.미 동맹을 지속적으로 성숙,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첫 삽을 뜬 K-구역(45만㎡)은 평택기지의 3개 공사 구역 가운데 하나다. 이와 별도로 주한미군 측이 부지 조성 공사를 맡은 1구역(83만㎡)은 올 3월 착공돼 2010년 1월 완공될 예정이다. 한국 측이 맡은 2구역(815만㎡)은 내년 상반기에 본공사를 시작해 2012년 완공된다.

평택=김민석 군사전문기자 , 사진=김형수 기자

▒바로잡습니다▒

"기지 이전을 반대하며 이주를 거부해 온 송아리 주민 40여 가구는 시위에 합세하지 않았다."는 부분을 주민 일부가 시위에 합세했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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