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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우유 전쟁 결론은 ‘윈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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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바나나맛 우유는 역시 강하다. 웰빙 열풍으로 설탕이 들어간 가공우유 시장는 전반적으로 줄어들었는데, 바나나맛 우유만 승승장구하고 있다.

유업계는 올 바나나맛 우유 시장 규모를 1450억원으로 추정한다. 지난해(1043억원)보다 39% 정도 성장한 것이다. 딸기우유·곡류맛 우유 등은 5.5%와 26% 줄어들 전망이다.

바나나맛 우유는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가 ‘국민음료’로 인식될 만큼 저변을 넓혀 놓았다. 최근엔 다른 우유업체들도 바나나맛을 겨냥해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출시된 매일유업의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는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노란색의 빙그레를 정면으로 겨냥해 “색소를 전혀 넣지 않았다”며 대대적으로 광고전을 벌였다. 이 제품은 출시 11개월 만인 지난달 28억원어치를 팔아 빙그레 판매량(94억원)의 30% 가까이로 치고 올라왔다.

매일유업의 선전에 ‘미투’ 제품도 출시됐다. 서울우유는 하반기 ‘내가 좋아하는 하얀 바나나 우유’를 내놓았다가 ‘내가 좋아하는 바나나 우유’로 제품명을 급히 바꿨다. 매일유업이 “용기 모양이나 제품 컨셉트가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와 유사하다”며 소송을 내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빙그레는 경쟁 제품의 선전에 여유 있는 모습이다. 바나나맛 우유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시장점유율은 다소 줄어도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는 것. 빙그레 조용국 홍보팀장은 “실제로 지난달 매출(94억원)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 정도 늘었다”며 “30여 년 동안 단지 모양으로 쌓아온 1위 자리가 쉽게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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