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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천상의 정사' 금지하고 부추기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내에서 성적인 행위를 하지 마세요."
 
싱가포르 항공사의 이야기입니다. 싱가포르 항공은 A380의 상업 비행을 세계 처음으로 시작하면서 1등석을 미닫이문이 있는 별실로 꾸몄습니다. 별실의 의자를 펼친 후 매트리스를 깔면 침대로 변합니다. 2인실의 경우 더블 베드가 되죠. 이 1등석 덕분에 A380은 '하늘 위의 호텔'이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지난 달 31일 BBC 보도에 따르면 더블 베드를 갖춘 스위트 클래스 별실은 "사적인 공간이지만 방음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별실은 2층 구조인 A380 여객기 1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별실을 자세히 보니 문은 있지만 위에 천장이 없습니다. 그러니 별실 안에서 무슨 소리를 내면 밖에 다 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영어로는 비행 중인 항공기 안에서 성적인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일러 속칭 'Mile-High Club'이라고 합니다. 고상하게 표현하면 '천상(天上)의 정사(情事)'입니다. 이는 하늘 아래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일 수도 있겠죠.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를 처음 시도한 창시자의 직업입니다.

비행기 추락으로 31세에 요절한 겁없는 조종사 로렌스 스페리(Lawrence Sperry). 1892년에 태어난 그는 기계의 천재로 18세에 비행이 가능한 글라이더를 제작했으며, 조종사로 여자들에게 비행 교육을 시켜 뉴욕 상공에 여자를 비행시킨 최초의 인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문제가 그가 비범한 바람둥이라는 사실입니다.
 
스페리는 24세 때인 1916년 자신이 비행 훈련을 시킨 유부녀와 함께 수상비행기(Curtiss flying boat)로 뉴욕 상공을 날다 그만 물 위에 추락합니다. 마침 근처에 있던 사람이 이를 발견하고 두 사람을 구했는데 두 사람 모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합니다.

이 사실이 세인들의 관심을 끈 것은 당연했겠죠. 당시 신문 1면에 보도된 기사의 제목은 '하늘에서의 사랑, 촉촉하게 끝을 맺다(Aerial petting ends in wetting)'였습니다. 스페리가 'Mile-High Club'의 창시자로 공인받은 것이죠.
 
영국의 신생 항공사 실버젯(Silverjet)은 좌석 전부를 비즈니스석으로 배치한 '올 비즈니스 클래스' 여객기를 대서양 횡단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로 보잉757이나 A319 등 중형기에 30~50석 내외의 침대 겸용 좌석을 운영합니다. 그런데 그 광고가 심상치 않습니다. 화장실 문이 열리고 한 여성이 나오더니 잠시 후 다른 여성이 한 명 더 나오더군요. 'Mile-High Club'을 은근히 부추겨 항공여객 영업에 활용하는 지혜라고 하기엔 무언가 뒷맛이 개운치 않습니다.

발가는대로 [blog.joins.com/n127]

*이 글은 블로그 플러스(blogplus.joins.com)에 올라온 블로그 글을 제작자 동의 하에 기사화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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