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殺人택시강도 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범인 온보현(溫保鉉)과 경찰.취재진등이 허수정(許秀禎)씨의 시체를 찾기 위해 경기도용인군구정면보정리 경찰대 입구에서 3㎞쯤 떨어진 야산에 도착한 것은 새벽 2시쯤이었으나 溫이 정확한 위치를 기억하지 못해 3시30분쯤 돼서야 許 씨의 시체를발견. 許씨의 시체는 야산 입구에서 등산로를 따라 2백m쯤 떨어진 외진 숲속에 떡갈나무잎등으로 덮인 채 반듯하게 누운 모습으로 놓여 있었으며 실종 당시 입고 있었던 검은색 진바지에 옅은 비둘기색 니트 윗도리차림.머리부분에는 범인 溫이 삽으 로 내리쳤을 때 생긴 것으로 보이는 혈흔이 있었다.
○…범인 溫은 감식반이 시신을 수습하는 동안에도 시종 무표정한 모습으로『죽일 마음으로 데려왔으니까 죽였다』고 당시의 심경을 태연하게 설명.
溫은 이어『나는 범죄내용을 공개하기 위해 범죄일지까지 써갖고자수했다』면서『기자들이 묻는 말은 무엇이든 다 말해주겠다』고 영웅이나 된듯 행동해 취재진을 어리둥절케 하기도.
○…27일 오후9시20분쯤 서초경찰서로 자수하러 온 溫은 범행에 사용한 서울1바8635호 에스페로택시를 직접 몰고 나타나정문에 있던 의경에게『접촉사고가 나서 왔다』며 교통사고를 가장,무사통과.
溫은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유유히 1층 형사계로 걸어 들어가 이선길경사에게『내가 허수정이를 죽인 온보현입니다.자수하러 왔습니다』라고 당당히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고.
이에 형사계 직원들은 일순 긴장하면서도 거짓신고 여부를 가리기 위해 신원을 정밀 조사한 결과 溫으로 밝혀지자 즉각 조서작성에 착수.
○…溫은 당초 죽전휴게소에서 용산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자수의사를 밝힐 예정이었으나 지존파사건 생각이 떠올라「지존파」일당을검거한 서초경찰서로 방향을 바꿨다고.
이 때문에 이번 사건 수사를 맡아온 용산경찰서는 오후10시40분쯤까지도 溫의 자수사실을 모르고 있다 뒤늦게 이를 알고 서초서로 쫓아가는등 소동.
서초서가 이미 1차 조사를 마친뒤 용산서 형사들이 서초서 형사계에 몰려와 溫의 어깨를 감싸며「모셔」가려하자 서초서 형사들은 못마땅한듯『무슨 짓이냐』고 고함을 지르는등 한때 신경전.
〈金鍾潤.金玄基.權赫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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