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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후반 천만명 숨져 인류의 대재앙 페스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중세 유럽 인구의 4분의 1을 앗아갔던 「검은 죽음의 병(黑死病)」 페스트가 최근 인도에서 그 처참한 악몽을 재현하고 있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州 수라트市를 진원지로 한 폐(肺)페스트는 페스트 전체의 90%를 차지하는 선(腺)페스트보다 위험도가 매우 높아 일단 균에 감염되면 기관지 폐렴의 증세를 보이다3~5일 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스트가 인류에게 죽음의 마수를 처음 뻗친 것은 500년께 이집트에서였다.
14세기엔 중국과 소아시아에서 발생, 지중해 항구들을 따라 이탈리아.영국.프랑스등 유럽 각국으로 번져 막대한 희생자를 냈다. 그후에도 간헐적으로 고개를 내밀던 페스트는 1664~65년에 걸쳐 런던에서 크게 유행하여 46만 인구중 7만명이 목숨을 잃었고,1860년대 이후론 중국 남부를 시발점으로 배를 통해 인도등 다른 아시아국가와 멀리 브라질.미국지역에 이르기까지전세계로 퍼져나가 수십년간 1천만명이 죽음을 맞이했다.
현재까지도 페스트는 기근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마다 어김없이 나타나고 있다.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페스트의 발병사례가 없으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80~86년 사이에만 베트남.미얀마.페루 등지에서 4천5백여건이 발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申藝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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