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피해야 할 ‘酒요일’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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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은 어떤 요일의 술자리를 피해야 할까. 직장인이라면 일 뿐 아니라 직무 스트레스 등으로 주말이 아닌 평일에도 술자리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일주일이지만 어느 요일에 술을 마시느냐에 따라 다음날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수도 적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술은 때로는 스트레스 해소의 한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과로가 겹친 상황에서의 술자리는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만약 적당한 양의 술로 스트레스를 달래고 싶다면 요일부터 챙겨보자.

◇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과음, 득보다 실이 많다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변화로 예전에는 회식으로 인한 술자리는 줄어들고 있지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스스로 술을 선택하는 것은 여전하다.

문제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마시는 술은 보통 그 정도를 넘기기 마련인데 스트레스 해소로 술을 선택하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는 것.

실제로 다사랑병원이 20~40대 직장인 남성 7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장남성 중 30%는 직무스트레스 해소법으로 음주를 선택했으며 58%가 직무스트레스가 음주욕구에 영향을 끼친다고 답한 바 있다.

여기에 주말이 아닌 평일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술을 마시고 과음으로 이어졌다면 다음날 숙취로 인한 두통이나 속쓰림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과음은 어느 요일이든 좋지 않다. 우선 술을 지나치게 마시면 심장을 규칙적으로 뛰게 하는 전기적 신호 흐름에 이상을 줘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혈압 상승으로 인해 뇌출혈, 심근경색 등이 생겨 돌연사까지 유발할 수 있다.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노용균 교수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간이 처리할 수 있는 술의 양은 반 병에서 한 병 정도”라며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처럼 심혈관계질환이나 뇌혈관계질환이 있는 사람이 피곤이 누적된 상황에서 과음을 하면 더욱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 술자리, 월요일·목요일은 피해라

원인이 무엇이든 이왕 평일에 술을 마시게 된다면 되도록 월요일이나 목요일은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우선 월요일은 한 주를 시작하는 요일이고 주말 이후 첫 출근이라 심적 부담감이 크다. 주말로 인해 컨디션을 회복했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는 짐작을 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주말에 쉬었던 몸은 생체리듬이 깨져 있어 술을 마시면 그 여파가 더욱 클 수 있다.

목요일의 경우 이미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줄곧 일을 해와 체력이 많이 고갈돼 있는 시점.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김귀순 교수는 “우리 몸은 스트레스에 방어하거나 적응하는 기전이 정상적으로 존재하지만 이러한 방어기전 역시 기본체력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마시는 술이라고는 하지만 술을 과하게 마시게 되면 몸이 이겨내기 힘들어져 술을 마시는 행위 역시 스트레스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설명한다.

만약 굳이 술자리를 가지게 된다면 가장 덜 피곤한 수요일이 좋을 듯 하다. 그렇지만 수요일에도 일이 끝난 이후이고 다음날 출근도 있기 때문에 술을 마시기 전에는 식사를 먼저하는 것이 필수.

위에 음식이 있다면 술의 흡수를 느리게 해서 다소 덜 취할 수도 있고 배가 부르기 때문에 음주량도 줄일 수 있다. 더불어 술을 마시는 동안 대화를 충분히 해서 알코올이 휘발될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남들보다 빨리 얼굴이 빨개지고 쉽게 취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마시면 체질이 바뀐다”라는 설명으로 술을 권하는 것은 금물이다.

김귀순 교수는 "알코올 분해효소를 적게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은 남들보다 훨씬 적은 양의 알코올도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충고한다.【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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