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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온 大選·大入 정말 ‘나쁜 입시’를 생각한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5호 10면

1980년 이맘때 대입 학력고사를 봤던 수험생은 기업의 중견 간부쯤이 돼 있다. 386세대 중심세력인 그들은 황당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시험을 불과 몇 달 앞두고 입시제도가 확 바뀐 것이다. 권력을 쥔 신군부는 본고사를 없애고 객관식인 학력고사 성적만으로 대학을 가게 했다. ‘몇 년 동안 본고사만 준비해 왔는데….’ 교육당국에 배신감을 느낀 수험생이 적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지난 60년 간 우리의 대입 제도는 열여섯 차례나 뜯어고쳐졌다.

지난 7월 내신반영 비율 등을 두고 대학과 교육당국이 격하게 충돌했을 때, 중앙SUNDAY는 역대 교육부 장관 9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본고사 부활과 기여입학제 도입, 특목고 운영 변화 등 교육현안에 대해 각자의 의견은 조금씩 달랐다. 하지만 교육정책, 특히 대입제도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에는 대부분이 동의했다. 몇 발짝 나가지도 못했는데 출발선으로 되돌아가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는 꼴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권력을 잡으려는 자, 권력을 막 잡은 자는 대입제도부터 손대려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거의 모두, 그것도 항상 입시제도에 불만을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권력자는 ‘교육개혁’을 내세우며 표·민심을 얻으려 한다. 권력이 교체되면 대입제도 역시 따라 바뀌었다. 이번에도 대선을 앞두고 각 대선 후보진영이 교육개혁 청사진을 내놓았다. 입시를 완전히 대학에 맡기겠다는 주장에서 대입시험 자체를 아예 없애겠다는 공약까지 저마다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누가 권력을 잡든지, 학부모·수험생은 새 입시안에 적응하기 위해 또 다시 홍역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이해관계를 떠나 정권교체에도 견딜 만한 튼튼한 대입제도를 뿌리내리게 할 묘안은 없는 걸까. 한 제도의 생명력을 제대로 따져보기 전에 퇴출되고 마는 정말 ‘나쁜 입시’를 끝낼 후보는 없나.

이번 주에 수능(15일)이 치러진다. 이런 생각이 든다. ‘몇 년 후에 수능이 있기는 할까.’

▶지난 주
5일 김용철 변호사, 삼성그룹 비자금 조성 등 의혹 제기
대통합민주신당,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검찰에 고발
6일 전군표 국세청장 구속
8일 신정아씨, 문화일보 상대로 10억원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8일 서울시, 내년 예산 19조4300억원 편성
 
▶이번 주
11일 ‘범국민 행동의 날 민중 궐기대회’(서울광장)
12일 변양균·신정아 사건 첫 공판(서울서부지법)
국방부 과거사위 간첩조작 사건 발표
13일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
강정구씨 항소심 선고공판(서울중앙지법)
14일 2008년 대입수능 예비소집
15일 2008년 대입수능
16일 철도노조·화물연대본부 공동파업
장동익 전 의협회장 선고공판(서울중앙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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