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선판은 지저분하고 썩은 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미 국민의 마음 속에서는 폐기되거나 지워졌던 인물들이 등장해 큰소리치는 광경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그들은 과거의 잘못에 대해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이 참에 ‘명예회복’을 하겠다고 떠들고 있다. 도대체 그들에게 회복할 명예가 있기나 한 것인가. 부패와 비리를 저지르고 정치를 오염시킨 데 대해 반성하고 칩거해야 마땅할 자들이 말이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의 출마 선언이 기폭제가 됐다. 지금 그의 주변에는 ‘차떼기’와 ‘세풍(稅風)’과 ‘안풍(安風)’의 주역들과 정치 철새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최돈웅 전 의원은 200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을 맡아 SK그룹에 100억원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던 인물이다. 서상목 전 의원은 1997년 대선에서 국세청 차장 등을 동원해 23개 대기업에서 166억원을 모금한 혐의로 구속됐다. 강삼재 전 의원은 95년 지방선거와 96년 총선 때 국정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의 12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선거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던 사람이다. 대법원은 그 돈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선 잔금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그에게 무죄를 선고하기는 했지만, 천문학적 불법 정치자금을 주물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여기에 한나라당 공천으로 경남지사에 세 번이나 당선됐으면서도 현 정권이 들어서자 탈당해 여당으로 옮겨갔던 김혁규 전 의원, 신한국당-자민련-국민중심당을 거쳐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가 최근 탈당한 신국환 의원의 합류설까지 나돌고 있다.
밑바닥에 가라앉았던 쓰레기들이 물이 일렁이니 물 위로 뜨는 현상이다. 정치인이라는 사람들은 세력을 따라 부평초처럼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하는 게 일이라지만 이것은 너무하다. 냄새가 나는 정치인들마저 부활하려 하고 있다. 그들은 “이회창도 나서는데 나라고 못 나서나” 이런 마음일 것이다. 도덕성이 무너지니 이런 꼴이 연출되는 것이다. 국민이 정신차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