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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가는 길, 노선은 달라도 차는 카니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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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이 오면 에쿠스 주문량이 는다’는 말은 이미 옛날 얘기다. 2002년 당시만 해도 대선과 총선 등의 굵직한 정치 이슈가 있을 땐 ‘에쿠스 특수’가 일었다. 제17대 대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요즘엔 대선 후보의 반열에 오르려면 ‘에쿠스-카니발’ 순으로 차량을 구입해야 한다는 설(設)까지 나오고 있다. 각자의 길은 달라도 차종은 같아야 할까.

7일 대선 출마를 전격 선언한 이회창 후보는 기존에 타던 에쿠스(3500㏄) 승용차가 잦은 고장이 발생하는 데다 이동 중 회의 개최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해 최근 2500만원 상당의 그랜드 카니발 승합차를 할부로 구매했다. 2001년 에쿠스를 구입할 당시 이 후보는 ‘서울34더 2002’ 번호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2’라는 번호를 놓고 일각에서는 “대선에 대한 이 총재의 집념이 담긴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이후 번호판이 구설수에 오르자 다른 번호로 바꿔 또 한차례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도 그랜드 카니발을 타고 다닌다. 이 후보는 최근까지 하늘색 그랜드 카니발을 이용하다 성능 면에서 한 단계 위인 그랜드 카니발 리무진으로 교체했다. 지난 8월까지는 자신의 개인 소유 차량인 에쿠스(3500㏄)도 번갈아 가며 탔다. 이에 앞서 서울시장 재직(2002~06년) 당시 관용차로 에쿠스를 탔었다.

정동영 후보는 지난 8월부터 그랜드 카니발을 대여해 사용하고 있다. 전에 타던 에쿠스보다 더 많은 수행원이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후보와 주로 함께 다니는 박영선 비서실장과 이평수 수행실장 등이 동석하는 경우가 많다. 2001년식 에쿠스(3000㏄)를 소유했던 정 후보는 통일부 장관 시절(2004~05년) 의전용으로 에쿠스를 이용하기도 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도 검은색 그랜드 카니발을 굴리고 있다. 최근까지 스타렉스와 에쿠스(3000㏄)를 몰던 이 후보는 지난 7월 기동성에 역점을 둔 카니발을 이용하고 있다.

문 후보는 지난 6년간 애마(愛馬) 에쿠스(3500㏄)를 타다 ‘단체 이동 용이성’을 고려, 지난 주부터 검은색 그랜드 카니발을 대여해 이용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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