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국문소설 고서점서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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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선문대 안민정 연구원이 자신이 고서점에서 찾은 ‘쇼져영춘전’ 고대소설을 펼쳐 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천안 선문대 국문학연구소 안민정 원구원은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18∼19세기 국문소설인 ‘쇼져영춘전’을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천안시내 고서점에서 이 소설을 찾아낸 안씨는 “소설의 말미에 ‘춘향전’, ‘심청전’, ‘조상완전’ 등의 작품명이 기록돼 있는 것으로 미루어 18∼19세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소설의 여 주인공인 이쇼져는 김수자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졌으나 남자 집안의 반대 등 온갖 혼사장애를 극복하고 결혼을 하게 돼 애정소설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쇼져가 재상이었던 아버지가 정치적 모함으로 귀양 가면서 집안이 몰락하자 여종인 영춘의 도움을 받아 남장을 하고 장원급제를 한 것으로 설정돼 여성계 영웅소설의 범주에도 든다고 안씨는 평가했다.

특히 이 소설의 작품 연대가 18세기 전반으로 드러나면 18세기 이후에 나타나는 ‘박씨전’등 여성 영웅소설의 초기작품으로 추정돼 고대소설을 연구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이 소설에는 아직 학계에 소개되지 않은 ‘조상완전’이라는 소설이름도 언급돼 있어 해당 소설의 존재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에 발굴된 ‘쇼져영춘전’은 62쪽(가로 세로 22㎝), 1만6340여자의 유려한 필체로 적혀있으며 소설 중간에 다른 필체가 섞여 있는 것으로 미루어 두 사람의 직업 필경사가 쓴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새로 발굴된 ‘쇼져영춘전’은 17∼18일 선문대에서 열리는 한민족문화학회 가을 학술대회에서 일반에 발표된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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