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논단>지존파 물질만능풍조 엽기살인 불렀다 3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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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존파」의 엽기적(獵奇的)살인행위를 국민들은 도저히 납득할수 없는 범죄라고 느끼면서도 부(富)의 불평등에 대해서는 10명중 9명이 심각하다고 지적해 분배의 불균형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커다란 사회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中央日報 여론조사팀이 22일 실시한「지존파」살인범죄에 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이번 사건의 발생원인으로 물질만능-인명경시의 사회풍조(32.2%)와 불우한 가정환경(24.4%)등 사회의 병리현상을 주로 지적하고 있으며,개 인의 윤리의식 마비(13.0%)를 지적한 비율은 상대적으로 적다.이러한 현상을 치유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우리 국민은 가정의 화목(35.3%)을 우선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올바른 교육(24.9%),물질만능주의 배격(12.4%)등을 들고 있다.가족문화의 복원을 통한 우리 사회의 건강성 회복및 교육을 통한 개개인의 가치관 정립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국민 대다수(83.9%)는 이번 사건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범죄로 보고 있으나,그 범행동기는 이해가 된다는 비율도 16.1% 정도 된다.특히 20대에서는 23.7%나 되었다. 범행행태의 극악성에 비추어 볼때 결코 적다고 무시할 수 만은 없는 수치다.일부에서 범행동기에 대해 공감하는 이유는 범인들도「가진자를 증오」한다고 표방했듯 우리 사회 부의 불평등이 워낙 심각하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 10명중 9명(매우 45.3%,대체로 45.4%)이 부의 불평등이 심각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응답했으며,심각하지 않다는 대답은 9.0%에 불과했다.
또 3명중 1명은 우리 사회 부유층이 사회에 기여한다(매우 4.9%,대체로 27.7%)고 보는 반면 2명은 기여하지 않는다(별로 58.6%,전혀 8.2%)는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3명중 1명은 부자(富者)를 자신보다 능력있는 사람으로 인정하나(36.1%) 1명은 부모를 잘 만났거나 운이 좋은 사람으로 냉소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33.9%),나머지 1명은 부정적인 방법으로 돈을 번 사람으로 백안시(白眼視)하고 있다(23.4%).이러한 조사결과는 우리 사 회에서 부의 축적에 대한정당성(正當性)이 제대로 인정되고 있지 못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이런 잘못된 시각을 바탕으로 한 살인 범죄가 부분적으로 「이해」되는 상황은 우리 사회가 그 구성원들을 더 이상 건전하게규범적으로 통제하기 힘 든 아노미(Anomie)상황임을 말해주고 있다.
더욱이 우리 국민의 과반수(52.0%)가 문민 정부 출범 이후에도 우리 사회의 불평등 문제가 이전 정권때와 비슷하다고 보고 있고,심각해졌다는 비율도 28.3%다.이전보다 개선됐다는 응답은 19.2%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렇듯 부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지배적이고,부의 불평등 구조가 심화되어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한「지존파」살해사건과 유사(類似)한 종류의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은 어느 정도 우리사회가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우리 국민 10명중 9명은 유사한 종류의 폭력사건이 계속 더 많이 일어나거나(34.1%),간혹 일어날 것으로 보고있다(55.1%).앞으로는 일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10.2%에 불과하다.가진자의 겸손함과 소외계 층에 대한 사회의 따뜻한 배려및 정부의 불평등 구조의 개선노력이 요구된다.
우리 국민 대다수는 우리 사회의 치안 상태에 대해 불안해하고있으며(매우 28.8%,대체로 57.8%),13.4%만이 불안하지 않다고 응답했다.사회적으로 큰 사건이 터질때마다 나타나는경찰의「치안(治安)허점」이 국민의 정서에 그대 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국민 10명중 2명은 지난 1년간 본인이나 가족이 외부폭력 때문에 불안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있다 21.4%,없다78.6%).특히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이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사람이 3명중 2명 꼴이고(66.4%),1명정도(33.6%)가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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