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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공연장 순례] 삿포로 콘서트홀 ‘키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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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와 눈축제, 맥주로 유명한 삿포로(札幌)는 일본 최북단 섬 홋카이도(北海道)의 중심. 일본인들은 가장 살고 싶어하는 도시, 일본 인구 5위의 도시다. 삿포로 역에서 남쪽으로 2.5㎞ 떨어진 나카지마 고엔(中島公園)은 도심에서 자연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공원이다. 호헤이가와(豊平川)의 지류를 끌어들여 만든 인공 연못에는 물새들이 노닌다. 여름엔 뱃놀이, 겨울엔 스키를 즐기는 시민들로 붐빈다. 매년 8월에 열리는 홋카이도 마라톤의 결승점도 나카지마 고엔 안에 마련된다. 삿포로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이다. 1880년 호텔로 처음 문을 열어 역대 천황들이 묵었던 서양식 목조 건물인 호헤이칸(豊平館)이 있다. 국가지정 유형문화재다. 이곳엔 요즘 결혼식이나 음악회가 열린다.

1997년 7월 공원 서쪽 입구에 삿포로 콘서트홀이 들어섰다. ‘웰빙 도시’ 삿포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더욱 풍부하게 해준 첨단 문화시설이다. 1961년 창단된 삿포로 교향악단(사쿄)과 1990년 레너드 번스타인의 제안으로 시작된 퍼시픽 뮤직 페스티벌의 주무대로 사용되는 심포니 전용홀이다.

도심 공원에 들어선 ‘문화 휴식처’

시내에 마땅한 부지가 없자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한적한 도심 공원에 공연장을 지었다. 1991년 12월 기본 구상이 세워졌고 1992년 8월 음악 전용홀 설계 기본 계획과 함께 디자인 공모로 설계가 확정됐다. 1994년 8월에 착공돼 1997년 2월 17일 완공됐다. 공사 도중인 1996년 11월부터 회원 모집에 들어갔다.

엄청난 건축비(약 1500억원)보다 숲과 연못으로 둘러싸인 쾌적한 환경이 자랑이다. 공원에 들어서면서 도심의 소음과 공해로 찌든 몸과 마음이 저절로 씻겨 나간다. 로비 입구의 레스토랑 ‘기타라 테라스’, 로비 바 ‘과르네리’외에 3개의 크고 작은 카페가 시민의 휴식처다. 야외 카페가 있는 중앙정원도 유명하다.

로비 유리창 너머 자연 풍광을 즐기며 와인을 즐기는 손님들로 붐빈다. 로비는 유명 연주자들의 사진을 모아 놓은 상설 전시장이다. 대리석으로 만든 로비 위에는 야스다 칸의 대리석 조각 ‘소쿄(相響ㆍ메아리)’가 관객의 눈길을 끈다.

포도밭 스타일의 객석 배치

객석수는 콘서트홀 2008석, 리사이틀홀 453석이다. 포도밭 스타일(또는 아레나 스타일)의 객석 배치에다 발코니 벽면이 둥글게 처리된 게 특징이다. 무대 위 천장의 음향 반사판은 전기에 의해 수직으로 움직이면서 잔향(殘響)시간을 조절한다. 커다란 새가 날아가는 모습이다. 도쿄 산토리홀(1986년), 교토 콘서트홀(1994년), 나가오카 리릭 홀(1996년), LA 디즈니 콘서트홀(2003년)의 음향 설계를 맡은 도요타 야스히사가 음향 컨설턴트로 참가했다.

삿포로 콘서트홀의 별명은 ‘기타라’다. ‘기타라’는 음악의 신 아폴로가 연주했던 현악기의 이름이다. 기타(北)는 일본말로 북쪽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전철역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관객용 주차장은 따로 없다. 콘서트홀에서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은 한겨울에 폭설이 내려도 발이 빠지거나 미끄러지지 않게 도로 가열 방식의 제설 장치를 갖추고 있다.

◆공식 명칭: 札幌コンサトホル ‘Kitara’

◆주소: 札幌市中央中島公園1番15(삿포로 주오구 나카지마고엔 1-15)

◆개관: 1997년 7월 4일

◆객석수: 메인 홀 2008석, 실내악 홀 453석

◆파이프 오르간: Alfred Kern & Fils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파이프 4976개

◆부대 시설: 과르네리 바, 기타라 테라스 레스토랑, Cliquot Cafe

◆건축가: 미야베 미쓰유키

◆음향 컨설팅: 도요타 야스히사(나가타 음향)

◆총건축비: 165억엔(약 1500억원)

◆상주단체: 삿포로 심포니 오케스트라, 퍼시픽 뮤직 페스티벌

◆교통: 지하철 나카지마 공원 역에서 도보 7분, 시전(市電) 나카지마 고엔도리 역에서 걸
어서 4분

◆전화: +81-(0)11-520-2000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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