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납치살해범 지존파 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고병천(高炳天)강력4반장은『형사생활 20년동안 수많은 살인사건을 접했지만 이번처럼 극악무도한일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반면 범인들은 조금도 반성하는 빛이 없이 또렷또렷한 어투로『가난한 사람들을 무시하는 놈들을 모두 처단하지 못해 분하다』고말해 섬뜩한 느낌마저 주었다.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줄곧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던 이들은 때때로『×새끼 죽여버려』라고 욕설을 퍼붓기도.
양심에 가책이 없느냐는 질문에는『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대답했으나 곧이어『얼굴을 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너무도 당당하게 말해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섬뜩함을 느끼게 했다.
○…범인들은 인육(人肉)을 먹었는지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먹지 않았다』고 대답.그러나 수사관들은 이들중 일부가 인육을 먹거나 인육에 입을 갖다 댄 사실을 직.간접적으로 인정.
○…경찰은 22일 오전6시 범인들을 영광 현지로 호송하면서 줄로 단단히 묶고 범인 한명에 경찰관 한명씩 따라붙이는등 자해방지를 위해 애쓰는 모습.
호송차와 수사관들을 태운 대형버스 앞뒤에도 별도의 호위차량을배치,만일의 사태에 대비.
○…姜동은(21)등 6명에 의해 저질러진 엽기적인 연쇄납치살인사건의 피해자는 현재까지 5명이다.
이중 삼정기계 사장 蘇씨 부부와 李종원씨(36.악사)만이 가족이 확인됐다.지난해 7월 살해된 23세가량의 여자와 한달 뒤인 8월 살해.암매장된 宋봉은씨(23)는 아직 시체도 찾지 못한 상태다.
○…8일 오전3시쯤 경기도양평군양수리~능내 사이 국도에서 납치됐다가 살해된 李씨의 경기도성남시상대원동 선경아파트에는 교통사고로 사망한줄 알았던 李씨가 잔인하게 살해당했다는 소식에 가족들이 아예 두문불출하고 외부접촉을 끊고 있다.
李씨는 모 연예인배급회사의 악장이었으며 서울강남구역삼동의 F카페에 7일까지 출근했으나 8일부터 집에 들어오지 않아 가족들이 11일 경기도성남시상대원동 공단파출소에 가출신고를 했으며 음주운전으로 인해 도로에서 굴러떨어진 단순사고라는 경찰의 말만믿고 시신을 수습해 16일 장례까지 치렀다가 지존파가 검거된 20일 李씨가 살해된 사실을 알게됐다.
○…蘇씨부부의 집인 서울중랑구중화1동 극동아파트에는 중학교에다니는 두딸과 친인척들이 蘇씨부부가 잔혹하게 피살됐다는 소식에넋을 잃은 모습이었다.
아파트경비원 金모씨(59)는『두 딸이 蘇씨가 실종되고도 한동안 학교에 나가는등 정상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부모의 살해소식을 듣게 된뒤부터 두문불출하고 있어 주변사람들을 안타깝게하고 있다』며『蘇씨는 항상 웃는 인상의 좋은 사 람이었다』고 말했다. ○…검거당시 범인들은 서울 某백화점의 우수고객명단을 확보하고 있어 이들이 검거되지 않았을 경우 명단에 있던 부유층들을 상대로 또다른 범행을 계획하고 있었던 것으로 수사관들이 추정하고 있어 범인들의 잔인한 범행과 함께 섬뜩함을 더해 주고있다. ○…엽기적인 살인행각을 벌여온 범인들은 대부분 폭력비디오를 모방,범행을 저질러온 지금까지의 일부 범행과는 전혀 달리일본 야쿠자등 폭력배들의 세계와 교도소 생활 등을 다룬 소설들을 교과서로 이용,조직을 만들고 범행을 저질러온 것으 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나 충격.
범인들은 경찰에서 일본의 야쿠자와 폭력배들의 생활,이들의 잔인한 범죄행각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는 소설『野人』과 교도소의 생활을 그려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르기도 했던 소설『뼁끼통』등의 소설을 탐독,엽기적 살인방법과 책속 의 주인공들이 펼치는 대담한 행동을 배우기도 했다고 경찰에서 진술.〈金鍾潤.黃善潤.郭輔炫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