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우리가 몰랐던 남성"다프네 로즈 킹마 지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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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산업사회의 진전과 함께 여성의 사회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여성들의 자기찾기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전통 가부장 제도에억눌려 발휘하지 못했던 여성들의 능력을 일깨우고 지위향상을 모색하는 운동은 이제 새삼스런 일이 결코 아니다.
반면 일부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여성이 처한 입장을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남성을 여성과 대결.투쟁하는 쪽으로 몰아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의미에서 기존 여성운동들과 궤를 달리한다.남성에 대한 분노를 터뜨릴 게 아니라 남성들에 숨겨진 여러 고민들을 여성들이 우선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좀더 원숙한 인간관계를 맺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역사적으로 볼 때 요즘처럼 남녀관계가 더 악화된 적이 없다는게 기본입장.과거에 남성이 비이성적이었다면 오늘날은 정반대로 여성이 비현실적이라고 말한다.남성들이 겪는 고통에 여성들이 눈을 돌리지 않기 때문이다.저자는 20여년이상 심리치료사로 활동하며 남성의 내면세계를 집중적으로연구해 온 전문가.수많은 남성들과의 대화와 임상경력을 토대로 남자들이 특유의 자존심 때문에 여성들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부분을 깊숙이 다루고 있다.최근 남성들에 의한 남성 연구서가 많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여성의 관점에서 남성을 직시하고 있다는 데서 1차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김영배 옮김.中央日報社.3백52쪽.5천5백원〉 〈朴正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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