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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텔레콤 ‘몸짱’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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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매각을 코앞에 둔 하나로텔레콤의 ‘몸 만들기’가 효력을 나타냈다. 이 회사가 6일 발표한 3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을 끌어올리고 마케팅 비용을 줄이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이날 하나로텔레콤은 3분기에 4667억원의 매출을 올려 분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당기 순이익은 74억원을 내 2분기(21억원)에 이어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47억원으로 2분기(194억원)보다 많았고 지난해 같은 기간(106억원)의 두 배가 넘었다. 이 회사의 경영지원총괄 제니스 리 부사장은 “당초 계획보다 한 분기 앞서 흑자 전환에 성공해 내년부터는 이익 배당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은 TV포털인 ‘하나TV’와 인터넷과 전화의 결합상품인 ‘하나세트’의 선전으로 이 같은 실적을 냈다. 하나TV는 서비스 개시 1년2개월 만에 66만여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다운로드 & 플레이’(동영상 프로그램을 우선 셋톱박스에 내려받은 뒤 보는 기술) 방식을 채택해 이용자가 끊기지 않는 화면을 볼 수 있도록 한 게 주효했다. 하나TV 가입자는 연말까지 80만 명 이상으로 늘 전망이다. 3분기 하나TV 부문 매출은 2분기의 두 배 수준인 153억원에 달했다. 하나로텔레콤은 연말까지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와 제휴해 차별화된 콘텐트를 서비스할 계획이다.

이시훈 현대증권 에널리스트는 “하나로텔레콤이 마케팅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통신설비 사용료를 줄이는 등 군살을 뺀 것도 흑자경영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하나로텔레콤은 앞으로 펼쳐질 KT 및 SK텔레콤과의 진검승부에서 생존해야 흑자경영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T가 최근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과 공조체제를 통해 ‘메가TV’ 사업에 팔을 걷은 데다 SK텔레콤도 내년 초부터 3세대 이동통신 ‘T’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유·무선 결합 상품을 대거 내놓을 계획이다. 하나TV의 경쟁력도 그때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나로텔레콤의 매각작업을 진행 중인 골드먼삭스는 곧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호주 최대 은행인 매쿼리가 유력하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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