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시대 남북문제 해법조율-김대중.미국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이 17일 미국으로 출발했다.
8박9일의 일정이다.올들어 두번째 미국행이다.지난 5월에 이은것이니 4개월만이다.큰 시차는 아니다.그러나 그로서는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 나들이다.그동안 큰 상황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그 사이에 김일성(金日成)의 사망이 있었다.한반도의균형에 영향을 주는 대사건이다.더구나 金이사장은 金日成 생존시남북관계의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었다.지난미국방문에서는 이를 토대로 남북문제에 관한 주장 을 폈다.대표적인 예가 카터 前미국대통령의 방북(訪北)주장이다.
그런만큼 그로서는 새상황에 맞는 자신의 남북관계론을 미국 조야에 알릴 필요가 있다.金이사장은 워싱턴.뉴욕.애틀랜타등지에서▲존스 홉킨스대 고위국제관계학 과정 오찬연설▲헤리티지재단 만찬연설▲미국외교협회 오찬연설▲카터센터 방문▲유니온신 학대 전.현직총장 초청 오찬등의 행사를 갖는다.그는 김정일(金正日)시대에서의 남북문제 해법을 개진할 계획이다.
그는 이번의 미국방문에 이어 10월에는 러시아,11월에는 중국,95년에는 일본을 차례로 방문한다.그 자신도 누누이 강조하듯 남북문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방문의 의미가 각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방문 일정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물론 애틀랜타의 카터센터 방문이다.金이사장은 이날 오전 이곳에서 카터를 만난다.이미수차례 카터의 재방북 필요성을 주장하고 이를 「예고」한 金이사장인 만큼 할말이 많을 것같다.
그는 中央日報와의 인터뷰(9월3일)에서 카터가 金正日을 만날경우▲과거의 문제를 포함해 핵투명성을 밝히고▲남북관계 개선을 北-美관계 개선과 병행시키라는 얘기를 전해달라 하겠다고 밝힌바있다.金正日의 유엔총회연설,김영삼(金泳三)대통 령과 클린턴 美대통령.金正日의 3자회담 추진도 논의될 것이다.그러나 카터의 재방북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다.
그의 움직임에는 늘 뒤따르는 해석이지만 이번 미국방문을 국내용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보다 활발한 활동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것이다.민주당 동교동계 조직인 내외연(內外硏)의 세 확장,당권문제에 대한 모호한 태도,야권통합 추진등과 연 계시켜 해석하는 시각이다.金이사장의 정치 복귀를 점치는 것이다.물론 그의주변은 펄쩍 뛴다.
이러한 그의 활발한 움직임은 자연히 이기택(李基澤).김상현(金相賢)등 대권과 당권을 노리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없다. 그가 움직일수록 민주당 내에는 내심 불편해 하는 사람이느는 것이다.
〈金敎俊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