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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메이저리그 파국 한국에도 불똥 조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미국 프로야구의 파국을 계기로 샐러리 캡과 프로야구 선수노조에 대해 국내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그동안 금기시 돼왔던 선수 노조 결성,연봉제도등에 대한 불만이 고개를 들 조짐이다.그 조짐은 OB의 선수집단이탈 사건으로 이미 표면화돼 있다.
국내프로야구는 미국과는 달리 출범 당시부터 사실상 샐러리 캡이 적용된 상태다.
구단이 1년 예산을 짜고 그룹 계열사가 이를 분담,예산을 지원한다.구단은 짜여진 예산 범위내에서 연봉협상을 벌이기 때문에사실상 「짜맞추기식」의 연봉배분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82년 출범당시 정해 놓은 신인선수 연봉상한선(1천2백만원)이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수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그동안 물가상승률과 타업종 임금상승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구단측은 우수선수를 끌어들이기 위해 연봉상한선을 지키면서 계약금을 높이는 방법으로 교묘히 이 규정을 희석해 왔다.또 25%연봉인상 상한선제도는 무너졌으나 KBO규정에는 아직 명문화되어 있다.
야구인 하일성(河日成)씨는 『구단을 소유한 그룹에서는 하루빨리 홍보매체라는 인식을 털고 기업이라는 개념으로 바꿔야 할것』이라며 『시대에 뒤떨어진 각종 규정도 대폭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문제는 더 구태의연하다.국내 선수들에게는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는 근거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선수는 소속구단의 처분에 따라 구단을 이동할 수 있을 뿐(보유제도) 임의로구단을 옮길 수 없다.이 보유제도는 1880년대 미국프 로야구에서 구단주에게 막강한 힘을 주기 위해 생긴 악법이었다.
국내에서도 이 규정을 악용,신인선수를 뽑을 때 지명만 해놓고계약을 하지 않아 선수를 난처하게 만드는 일이 많다.이미 지명된 선수는 타구단에 임의로 들어갈수 없고 굳이 입단하려면 지명한 구단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프로야구는 美프로야구의 파업을 계기로 이같은 제도적 모순을 시정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金基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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