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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 직후 날개끼리 뒤엉켜 '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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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5일 오후 7시20분쯤 강원도 인제군 현리에 위치한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소속 UH-60 헬기 두 대가 야외 기동훈련을 위해 이륙한 직후 날개가 서로 부딪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조종사 왕태기(40) 소령이 사망하고 중상자 2명을 포함해 1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육군이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9명은 경기도 성남 분당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후송됐으며, 5명은 강원도 홍천에 있는 육군 철정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고 헬기는 합동참모본부가 주관하는 호국훈련에 참가 중이었다"며 "육군이 정확한 사고 원인과 사상자 현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호국훈련은 1996년부터 합참 주관 아래 매년 실시되는 부대 간 야외 기동훈련이다. 육군에 따르면 사고를 일으킨 헬기 중 한 대에는 공중강습 작전 훈련을 위해 조종사 외 3명의 승무원과 13명의 2사단 소속 훈련장병이 탑승했으며 다른 한 대는 작전 유도 임무를 맡아 조종사 등 5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

이날 사고는 육군 병력을 공중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UH-60 헬기(일명 블랙호크) 5대가 현리 헬기장에서 순차적으로 이륙하다가 발생했다. 육군 관계자는 "이륙 직후 유도 헬기와 훈련 병력이 탄 헬기의 주 날개와 꼬리 날개가 부딪쳐 10여m 상공에서 두 대가 동시에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육군의 다른 관계자는 "여러 대의 헬기가 뜨고 내릴 때는 적절한 시간 간격을 두고 움직이기로 약속한다"면서 "두 대 중 한 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빨리 이륙했거나 속도를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블랙호크는 3~4명의 승무원과 11~13명의 완전 무장 병력을 공수할 수 있으며 격렬한 전투에서 공중강습.부상병 후송 등을 맡는 다목적 헬기다.

2004년 4월 포항 산불 진화에 투입됐던 해군 6전단 소속 블랙호크가 추락해 조종사 등 4명이 사망한 것이 최근 사고 사례다. 94년 3월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예행 연습에 참석하러 가던 조근해 당시 공군참모총장 부부가 탔다가 변을 당한 것도 같은 기종이다.

임장혁 기자

◆UH-60 헬기=미국 시콜스키사의 중형급 기동 헬기로 UH-1H 헬기를 교체하기 위해 1974년 개발됐다. 한국은 대한항공이 90년부터 기술도입 방식으로 생산했으며 육군이 100여 대를 보유하고 있다. 대당 13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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