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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의 반란’포항, 1위 성남에 챔프전 선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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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전반 31분 첫 골을 터뜨린 포항의 박원재(맨 아래)가 그라운드에 쓰러져 동료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포항=뉴시스]

명가 부활을 향한 ‘철의 사나이’들의 투혼이 용광로처럼 타올랐다. 정규리그 5위 포항 스틸러스가 포스트 시즌에서 파죽의 4연승을 거두며 기적의 완성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포항은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프로축구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정규리그 1위 성남 일화를 3-1로 꺾었다. 수원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박원재가 1골·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포항은 11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2골 차 이상 지지만 않으면 1992년 이후 15년 만에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된다.

포항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4위 경남,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울산, 플레이오프에서 2위 수원을 이긴 데 이어 1위 성남마저 1차전에서 꺾었다.

성남은 ‘음주 파동’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지 못했다. 경기 전 성남 김학범 감독은 아시안컵 대표팀 음주 파동에 연루된 김상식의 출전에 대해 “당연히 출전할 수 있을 줄 믿었다. 거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얘기할 게 없다”고 말했다. 팀의 주장이자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김상식의 비중은 크다. 그러나 김상식은 부담감을 떨치지 못했다. 김상식의 위축된 심리는 성남 선수들에게 전염됐고, 전반 초반부터 중원의 주도권을 포항에 내줬다.

 전반 31분, 포항의 선제골은 ‘공식대로’ 정규리그 도움왕 따바레즈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성남 페널티박스 외곽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따바레즈가 날카롭게 감아 올렸다. 성남 수비수를 맞은 공이 골대를 때리고 나오자 기다리던 박원재가 왼발로 강하게 슈팅, 공은 성남 골네트 오른쪽 귀퉁이에 꽂혔다. 박원재의 2경기 연속골이었다.

 후반 13분 성남 남기일의 강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 나왔다. 포항 응원석에서 “이겼다, 이겼다”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골대를 맞히면 진다는 징크스를 일깨운 응원이었다.

포항은 후반 28분 쐐기골을 터뜨렸다. 박원재가 왼쪽에서 수비 한 명을 제친 뒤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올렸다. 후반 교체 투입된 고기구가 방향을 살짝 돌려놓는 헤딩슛으로 성남 골문을 열었다. 정신차릴 틈도 없이 1분 뒤 추가골이 터졌다. 고기구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이광재가 가볍게 밀어넣었다. 이광재는 후반 20분 교체 투입돼 ‘특급 조커’의 이름값을 했다.

성남은 그래도 저력 있는 팀이었다. 후반 추가시간에 장학영이 한 골을 만회해 11일 2차전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살려놓았다.

포항=정영재 기자

◆챔피언결정 1차전 (포항)

포항 3-1 성남
골 박원재(전31) 고기구(후28) 이광재(후29·이상 포항) 장학영(후46·성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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