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CAR] 차 업계 D-WAR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5면

 가솔린보다 소음과 공해가 많다는 이유로 홀대받던 디젤차가 자동차 업계의 전략 차종으로 떠올랐다.

 르노삼성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곧 내놓을 새 차종은 모두 디젤엔진을 단다.

르노삼성은 19일 이 회사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X(사진)’를 출시한다. 르노-닛산의 최첨단 디젤엔진인 2L급 2.0 dCi 엔진을 단다. 조돈영 부사장은 “dCi 엔진은 디젤엔진의 단점이던 소음과 진동을 크게 줄여 세단 못지않은 승차감을 느끼게 해 준다”고 설명했다.

기아차 역시 디젤 SUV인 ‘모하비’를 내년 초 시판한다. 3년간 공들인 모델로 V6 3.0 디젤 S엔진을 얹는다. 최대 출력이 250마력으로 대형 SUV 중에서는 가장 강한 편이다. 이 차종들은 모두 유로4 배기가스 기준(주행거리 ㎞당 미세먼지 25mg, 질소산화물 0.25g 이하)을 충족하는 친환경 차량이다.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서 가장 먼저 친환경 디젤차를 선보인 곳은 쌍용자동차다. 9월 출시한 렉스턴Ⅱ유로가 그것. 김경석 성능개발팀장은 “배출 미세먼지를 바로 내보내지 않고 고온에서 다시 한 번 태우는 CDPF(Catelyzed Diesel Particulate Filter)를 달아 국내 대형 SUV 중에서 유일하게 환경부의 저공해차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SUV 위주로 디젤차를 선보이는 데 비해 수입차 업체들은 소형 세단부터 대형 SUV까지 다양한 차종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올해만 15종의 새 디젤 모델을 들여왔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크라이슬러·랜드로버·푸조·폴크스바겐·볼보 등이 가장 많이 판 차종은 모두 디젤 모델이었다. 폴크스바겐의 파사트 2.0TDI, 푸조의 해치백 모델인 307SW HDi, 랜드로버의 프리랜더2 등은 각각 50대 이상 팔렸다. 세단·해치백·SUV 등 다양한 차종이 고르게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디젤 모델을 팔지 않던 GM코리아도 다음달에 엔트리급 세단인 캐딜락 BLS디젤을 들여온다. 이영철 사장은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모델 판매가 더 늘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반면 연비가 좋다는 장점을 공유하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디젤 세단은 인기를 얻지 못한다. 현대 쏘나타는 지난해 전체 쏘타나 판매량의 8.5%였지만 올해는 2%를 넘지 못할 전망이다.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국내 소비자들은 소음과 진동에 상대적으로 민감하다. 국산 디젤차가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랜드로버 프리랜더2

푸조 해치백 370SW HDi

수입 브랜드의 축적된 디젤 기술과 이미지, 그리고 고급화 전략도 국산 디젤차 판매와 차이를 보이는 이유다. 아우디의 경우 디젤엔진 TDI를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출전시켜 우승하며 성능을 입증하기도 했다. 최근에 열린 프랑크푸르트·도쿄 모터쇼에서는 폴크스바겐·BMW·벤츠 등 유럽 업체들이 친환경 디젤 기술을 앞다퉈 뽐냈다.

윤대성 수입차협회 전무는 “유럽에서는 디젤차가 전체 시장의 50%를 넘는다. 역사도 오래고 소비자들이 디젤 기술을 신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소형차와 SUV 위주로 디젤 모델을 파는 데 비해 수입차 업체들은 중형 이상의 고급 차에도 디젤엔진을 달아 처음부터 디젤차에 대한 고급 이미지를 심었다”고 설명했다.

 문병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