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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영화제 신예감독 경쟁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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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올해로 51번째를 맞는 가장 역사가 깊고 권위있는 이탈리아 베니스영화제가 한국영화인들의 무관심 속에 열리고 있다(한국시간13일.현지시간 12일까지).87년 임권택감독의 『씨받이』가 경쟁부문에 올라 강수연이 최우수여우주연상을 받았 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한국영화는 이번 영화제에서 한편도 초청받지 못했다. 이번 영화제는 경쟁작품 18점을 포함한 24편의 본선작품들과 7개의 크고 작은 부수행사의 출품작들이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영화제의 하이라이트인 경쟁부문 황금사자상이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매우 고조된 상황이다.
특히 이번 대회의 특징은 지난해의 경우 크쥐스토프 키에스롭스키 감독의 『삼색:파랑』과 로버트 올트먼 감독의 『지름길』이 황금사자상을 받음으로써 거장들과 구미인들의 잔치가 됐던데 반해올해는 신예감독들과 중국어권및 뉴질랜드.남미등 제3세계 영화들이 대거 경쟁부문에 올라있어 새로운 스타탄생의 기대감을 잔뜩 부풀리고 있다는 점이다.얼굴이 익은 감독이라면 『천부적인 살인자들』을 출품한 올리버 스톤과 국내에도 『하몽하몽』으로 잘 알려진 스페인의 비가스 루나 감독 정 도다.비가스 루나는 『가슴과 달』(La teta i la Lluna)을 출품했다.
『리틀 오데사』를 출품한 제임스 그레이는 남가주대 영화학교(USCF)를 나온 24세의 약관으로 화제를 뿌리고 있다.그가 일약 영화의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연방재능후원국(UTA.United Talent Ageny)의 위원인 제레미짐머를 만나 후원을 받으면서부터다.낮은 예산으로 태어난『리틀 오데사』는 곧 미국전역에서 블록버스터(흥행을 노린 大作)처럼 개봉될 예정이다.영화내용은 그레이가 어렵게 자란 자기의 체험을극화한 것이다.
잔인한 살인장면으로 스톤감독의『천부적 살인자들』과 쌍벽을 이루고 있는『천국의 창조물』의 피터 잭슨감독은「뉴질랜드의 스틸버그」로 불릴만큼 흥행에도 감각이 뛰어난 감독으로 이번 영화제에서 역시 각광받고 있는 신예다.
중국어 영화 세편이 본선경쟁부문에 올라,최근 국제영화제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어 영화붐이 이번에도 확인됐다.
이밖에 마케도니아 밀초 만체프스키감독의『비오기전에』,영국.프랑스합작으로 여성감독 다이앤 쿠리스가 연출한『정신을 빼놓고』(la Folie),포르투갈의 신예감독 데레사 빌라데르데의『세형제』(Trs irmaos)가 모든 현대사회의 병 리현상을 독특한 가족 구조와 사회조직에 접목시켜 주목을 끌고 있다.한편 이번 경쟁영화부문 심사위원장은 데이비드 린치감독이 맡았으며 심사위원은『펄프픽션』『최종분석』의 여배우 우마 서먼등 아홉명으로 구성됐다.
[베니스=李揆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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