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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과 이회창 포연 자욱할 세 곳의 戰線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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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 10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이번 주 중 세 번째 대선 출마 여부를 결론낼 것이라 한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측도 그의 출마를 염두에 둔 각종 대응 전략을 치밀하게 준비 중이다. 이 전 총재가 출마의 주사위를 던질 경우 세 곳의 전선에서 양측은 일전을 불사할 수밖에 없다.

첫째는 충청이다. 충남 예산이 고향인 이 전 총재는 1997년, 2002년 두 차례 대선에서 충청의 악몽을 간직하고 있다. 97년에는 그 자체가 충청도였던 JP가 DJ의 손을 들어주면서 충청에서 40만 표를 졌다. 전국 득표에서 39만 표를 졌으니 이게 승부의 전부였다. 2002년에는 노무현 후보의 ‘충청권 행정수도’ 카드에 허를 찔렸다. 전국 57만 표의 격차 중 충청에서만 26만여 표를 뒤졌다.

이번엔 양상이 좀 다른 것 같다. 우선 충청에서 이 전 총재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MBC 여론조사(10.31)에서 이 전 총재는 충청에서 31.6%의 지지를 얻어 이명박 후보(34.4%)와 오차 범위 접전을 벌였다. 문화일보 조사(10.30)에서도 그는 지역별로 가장 높은 30.4%의 지지를 충청에서 얻어 이명박 후보(33.7%)를 턱밑까지 쫓아갔다. ‘충청의 새 카드’를 그가 욕심낼 만한 구도다.

당장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원칙과 소신이 있는 분”이라며 내각제 개헌을 고리로 이 전 총재 구애에 나섰다. 이 전 총재 측도 “지역행정에서 큰 업적을 쌓은 분의 바람직한 제안”(이흥주 특보)이라며 화답했다.

그래서 이 전 총재가 출마차 탈당할 경우 국민중심당 세력과의 연대 등 어떤 형태로든 충청권을 기반으로 도약을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JP 이후 ‘충청의 맹주’라는 관점도 포인트다. 이명박 후보가 방어해야 할 전선이다.

두 번째는 ‘집토끼를 누가 많이 챙기느냐’는 이념·노선의 대결이다. 대북 정책 등에 유연성을 보여 온 이명박 후보의 중도 보수 입장에 성이 안 차는 골수 보수 세력을 덧셈하려는 ‘보수우파 대결집’을 이 전 총재가 내걸 가능성이 크다.

가장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는 ‘네거티브 전선’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전 총재 측은 “혹 이명박 후보가 낙마할지 몰라서…”를 출마의 명분으로 내세워 왔다. 이 자체가 이미 같은 당 후보에 대한 치명적 네거티브 공세다. 이 후보 측이 첫 번째로 반격한 대목 역시 이 전 총재의 ‘차떼기’ 대선자금 전력이었다. 범여권 측은 “‘차떼기’ 대 ‘땅떼기’”의 대결이라고 조롱하며 어부지리를 노리고 있다.

이 전 총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즉시 대선 국면은 피아(彼我)가 뒤엉킨 만인 대 만인의 전선으로 변할 듯싶다.

▶지난 주

1일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 후보로 나서려면 2002년 대선자금 잔금 의혹 밝혀야”
2일 이회창 전 총재 , 자택 떠나 지방행=출마 선언 임박설 쏟아져

▶이번 주

4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가족행복위원회 발대식
4일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대통령후보자 지명대회
6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양성평등 실천다짐 한마당 참석
9일 민주당 이인제 후보, 광주 선대위 발대식 및 당원 전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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