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2007 KB 국민은행 한국리그' 영남일보, 꼴찌에서 1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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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007 KB 국민은행 한국리그'
○김형우 2단(영남일보)  ●진동규 3단(제일화재)

1위(9승3패)를 질주하는 영남일보와 뒤를 추격하는 2위(8승4패) 제일화재의 대결이다.

영남일보는 김지석 4단과 이영구 6단이 이겼고 제일화재는 이세돌 9단과 조훈현 9단이 이겨 스코어는 2대2 . 승부는 김형우 2단 대 진동규 3단의 최종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누가 이겨도 할 말이 없는 상황. 하지만 이 일전은 2007 한국리그 우승컵의 향방을 바꿔놓을 수 있을 정도로 중요했다.

 ◆장면도(1~19)=흑은 집이 많고 백은 두텁다. 국면이 팽팽해서 한국기원 2층에 있는 양팀 응원군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김형우 2단의 백1이 소리없는 급소여서 흑▲ 두 점이 뜯기는 수가 남았다. 미세하나마 백이 재미있어지고 있다. 다음 순간 백7로 달린 다음 9로 껴붙이는 수가 등장했다.

김형우가 소매 속에 숨겨둔 채 때만 노리고 있던 끝내기의 맥점. 작은 수단이지만 지금 상황에선 결정타가 될지도 모른다. 제일화재 이홍렬 9단(감독)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진동규 3단이 10으로 후퇴하는데 그 손길이 부르르 떨리고 있다. ‘참고도’ 흑1로 버티는 것은 백2 끼움을 당해 바로 안 된다.

 하나 더욱 가슴 아픈 장면은 그 다음에 등장했다. 백11로 넘을 때 흑 12의 후수. 참으로 기막힌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A로 붙여 잡는 수도 물론 없다. 제일화재 쪽에서 비명이 터져나왔고 여기서 상황은 종료됐다.

백이 11~19까지 손바람을 내며 승리를 결정지은 것.

 이 판을 이겨 영남일보는 10승3패를 기록, 남은 한 경기의 승패와 관계없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해 꼴찌에서 수직상승한 영남일보에 박수를 보낸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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