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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 중앙로일대 플라타너스 가로수 지하상가공사로 벌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호수와 함께 춘천시의 명물이었던 중앙로 일대 30여년생 아름드리 플라타너스(일명 버즘나무)가로수가 사라진다.
중앙로 일대 플라타너스 가로수는 봄철 한때 날리는 꽃가루로 시민들에게 잠시 불편을 주기도 하지만 여름철엔 무성한 잎으로 시원한 그늘 터널을 제공하는가 하면 가을엔 흩날리는 낙엽으로 춘천을 낭만의 도시로 만들어 외지인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어준나무. 춘천시는 중앙로 일대에 들어설 지하상가 공사를 위해 이일대 가로수 2백4그루중 은행나무 80그루는 다른 곳으로 옮겼다 지하상가 공사가 끝나면 다시 옮겨 심을 계획이나 1백24그루의 플라타너스는 없애기로 하고 7일부터 벌목작업에 들어갔다.
플라타너스 벌목작업이 시작되자 도로변 상가 주인들은『그동안 나뭇잎에 가렸던 간판이 시원스럽게 드러나 좋다』는 반응인 반면 대부분의 시민들은『춘천의 상징인 명물이 없어져 삭막한 도시로 바뀌게 됐다』며 아쉬워 하고 있다.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등장한 것은 60년대 중반으로 당시 버드나무 가지가 늘어져 관리하기 어렵자 수종을 바꿔 심은 것.
플라타너스는 30여년을 자라면서 높이가 20여m에 이르자 92년 봄 4m정도의 밑동만 남긴채 한차례 전정했으며 이 때도 춘천의 명물을 볼품없게 만든다는 이유로 시민들 사이에 논란이 있었다.플라타너스에 대한 논란은 가을마다 이어져 수없 이 떨어지는 낙엽을 제때 치워버리는 시청에 대해 낙엽이 수북한 인도를걸으며 명상을 하는등 낭만을 즐길 수 있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는 이견이 팽팽히 맞서기도 했다.
한편 플라타너스 벌목작업이 시작되자 시청 담당과에는『왜 가로수를 자르느냐』는 시민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으며 시청은시민들의 의문을 풀어주기 위해 벌목현장에 벌목사유를 적은 안내판을 세워놓고 있다.춘천시청 관계자는『플라타너스 가 너무 커 옮겨심어도 살기가 어려워 없애게 돼 우리도 안타깝다』며『지하상가가 완공되면 플라타너스가 있던 자리에 市木인 은행나무를 심을계획』이라고 말했다.
[春川=李燦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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