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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좌담 중앙일보 섹션화의 의의와 방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中央日報는 지난 1일 국내신문에선 최초로 종합뉴스.경제.스포츠등 紙面의 3개 섹션화를 단행했다.신문의 섹션화는 복잡다기해지는 사회상을 반영하듯 홍수를 이루고 있는 각종 정보를 독자들이 보다 선별적으로 흡수할수 있도록 지면을 특성화 한 것으로 대부분의 歐美 선진언론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本社는 韓國신문이 선진언론으로 진입하는 획기적 전환점이 될 지면섹션화를 맞아 섹션화의 의의.평가.향후 과제등을 전문가들이 집중 조망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회=中央日報의 섹션화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만큼 기대가 많고 독자들의 반응도 예상외로 대단합니다.우선 섹션화에 대한 인상이 어떤지부터 자유스럽게 말씀해주십시오.
▲安=섹션화는 사회변화에 따른 선진국 지면 기획상의 일반적 추세입니다.독자들의 신문에 대한 선택의 편의.분별성을 제공하고지면 기획의 다양화.차별화.특성화를 가져오지요.
中央日報의 섹션화 단행은 신문 제작의 구태의연함에서 벗어나 선진국형으로 진입하는 일대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李=다매체.다채널시대를 맞아 정보량이 많아지는 시점에서 신문이 독자입장을 생각한다면 지면 섹션화는 당연한 수순입니다.사실 30면이상 지면이면 독자의 기사선택이 어려워지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은 섹션화뿐입니다.섹션화는 신문의 발전과 특히 독자를위해 고무적 현상입니다.
▲朴=독자들의 교육.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취미생활이 다양해짐에따라 정보 추구가 적극적이고 다양해져「능동적 독자」의 개념이 생겨났습니다.
中央日報의 섹션화는 이같은 독자들의 정보선택 폭을 넓히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사회=섹션화에 대해 기존 언론들은 뉴스거리가 절대 부족하다는 우려도 표명하는 반면 독자들은 생활정보 내용이 풍부해지고 읽을 거리가 많아졌다는 긍정적 반응입니다.광고주들은 만족스러운표정 속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서구 선진국 모델인섹션화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보다 많은지면제작을 위해 어떤 노력을 더 해야할지 더욱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李=고정적 틀을 벗어나기 위해 한글세대에 맞춰 가로쓰기 편집으로 과감한 전환을 시도하는게 어떨까요.제호도 가로로 해보고모든 걸 가로로 해보는 진보적 태도를 취했으면 합니다.
▲安=中央日報의 경제.스포츠섹션의 경우 첫 면만 세로로 하고나머지는 가로편집을 하고 있는데 中央日報의 개혁정신을 살려 과감한 가로편집을 시도했으면 좋겠습니다.현재 인쇄물중 신문만 유일하게 세로쓰기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朴=증면.섹션화에 따라 기사거리가 부족하다는 입장은 이해할수 없습니다.뉴스라는 개념을 일어난 현상보도에만 국한시킬 경우엔 모르겠지만 이는 19세기 말의 뉴스개념입니다.예를 들어 금년 예산이 50조라 보도할 경우 이는 단순정보에 불과하나 이를풀어 각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준다면 뉴스가 부족할리없습니다.단순현상 전달보다는 심층분석.해설에 노력한다면 뉴스원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사회=권위지중 뉴욕 타임스가 처음 섹션화를 시도한 이유는 소위 X세대의 절반이상이 신문을 읽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신문을 읽지 않는 젊은이에게 호소하고 이들을 TV나 CATV등 영상에서 빼앗아 오려는 노력과 섹션화를 연관시켜 해석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李=시각.영상위주인 신세대들을 위해선 신문의 컬러화나 활자의 확대등으로 대응해야 합니다.섹션화도 확실히 시각적 구분을 해준다는 점에선 어느 정도 관련이 되겠으나 신세대들과 똑같이 단정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安=정말 자세한 정보는 역시 인쇄매체가 제공할 수밖에 없습니다.아직도 세계 권위지는 컬러화나 큰 활자로 독자에 영합하기보다 나름의 편집정책을 밀고 나갑니다.젊은이들의 신문 기피현상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듯 합니다.
결국 섹션화는 뉴스 개념이 달라져 생긴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사건정보에 국한된 뉴스개념에서 70년대부터 뉴스의 생활정보개념이 도입돼 왔고,딱딱한 뉴스와 부드러운 뉴스를 분리하기 위해섹션화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사회=구체적으로 中央日報의 섹션화는 어떻게 더 보완해나가야할까요. ▲李=현재와 같은 고정섹션이 아니라 예를 들면 북한섹션등 섹션의 범위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요일별로 섹션을 바꿔보는 것도 방법일 것입니다.24면 본지도 국내뉴스.국제뉴스등으로 하면 독자들의 선별에 더욱 도움을 줄 것입니다.1면에 인덱스가 나오는 것을 더욱 세분화.다양화해 독자들의 가이드를 도와주는 것도 큰 서비스가 될 듯합니다.속보성을 요하지 않는 것은 이틀에 한번 게재식으로 섹션을 더욱 유동적으로 다양하게 운영해야 합니다.
***요일별 섹션 해볼만 ▲安=현행 뉴스 24면은 기존의 면별체제와 별다른 것이 없어 아쉽습니다.증권은 경제로,여성.생활정보는 스포츠섹션으로 넘기는 방안이 어떨까요.제3섹션의 타이틀은 스포츠로 돼있지만 이를 문화생활로 바꾸고 생활.문화.스포츠를 모두 흡수 하는게 좋겠습니다.뉴욕 타임스처럼 월요일 생활,화요일 문화등 지면에 유동적 변화를 주는 것도 연구해 볼만 합니다.뉴욕 타임스는 76년에 섹션화를 시작했지만 정착하는데 2년여가 걸렸습니다.조급해하지 말고 각계 반응을 잘 살펴야 하겠습 니다.
▲朴=섹션화에 걸맞은 편집문제를 언급해보겠습니다.그래픽.도표등을 많이 사용한 시각적 정보 제공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요즘 평균 신문구독시간이 30분정도라 어쩔수 없이 찾아 읽을 수밖에 없습니다.1면을 목차화해 종합인덱스화하는게 좋을 것같습니다.1면은 독자를 흡인하기 위한 장으로 활용해야 하고,이를 위한 편집에도 상당한 개혁이 필요합니다.
▲사회=섹션화와 광고의 관계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같습니다.현재 자기분야와 관련된 섹션 지면을 광고주가 선호하는현상이 뚜렷한 것 같습니다.
▲安=섹션화는 해당 기사와 필적할 좋은 광고를 나오게 할 가능성을 높여줍니다.덧붙여 광고 수요에 상응해 발행지면수에 융통성을 가질 필요도 있습니다.
▲李=섹션화에 따라 광고의 섹션화가 이뤄지면 광고주들도 더욱효과적이리라 봅니다.특정 섹션기사에 관심있는 독자들은 관련 광고의 잠재적 수요층일 수밖에 없습니다.영화기사가 있는 면에 영화광고가 들어간다면 매우 긍정적이리라고 판단됩니 다.
▲사회=독자들은 기존의 광고량이 너무 많다는 비판적 의견도 갖고 있습니다.섹션화에 걸맞은 광고는 어떤 모습을 지녀야 할까요. ▲朴=최근 유례없는 전면광고전을 벌여 물의를 일으킨 맥주광고들의 경우 신문광고는 TV광고의 한 장면을 그대로 옮겨놓고있습니다.TV광고는 짧은 시간에 이미지를 주기 위한 것이어서 논리를 중시하는 신문광고에는 맞지 않습니다.최근 신 문의 큰 제호처럼 센세이셔널한 전면.통단광고등은 사실 특수한 광고에 지나지 않습니다.광고의 본래 의미는 조그만 안내광고(classified ads)에 있습니다.조그만 광고들을 아기자기하게 살리고 광고를 읽을 거리로 만드는 정성이 필 요합니다.
▲安=미국신문은 광고와 기사를 혼합해 좋지 않은 반응을 일으킵니다.반면 유럽은 3,4면까지 광고를 싣지 않고 뒤로 한꺼번에 몰아서 싣습니다.中央日報가 한번 1면과 독자페이지에는 광고를 게재하지 않는 혁신을 추구해봤으면 합니다.
▲李=광고는 효과도 중요하나 무엇보다 정보화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기사와 혼동케 만드는 광고는 독자에게 혐오감을 줍니다.
중앙일보가 개혁차원에서 이같이 독자를 혼동시키는 광고를 게재하지 말았으면 합니다.이와함께 광고편집은 시각적으로 아름다워야 하고 독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미화.개선되어야 합니다.
▲사회=섹션화는 무엇보다 독자제일주의를 추구하기 위해 나온 것입니다.마지막으로 섹션화를 도입한 中央日報에 바라고 싶으신 것이 있다면.
***국제경쟁력 갖추자 ▲李=신문매체의 발달은 엘리트신문에서대중.전문화 신문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그간 우리 신문들이 너무 구습을 탈피하지 못한 가운데 中央日報의 섹션화는 시대에 순응하는 자세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환영받는 것입니다.신문도 이제 국제경 쟁력을 가져야 합니다.유 에스 에이 투데이紙가 언제서울에서 팔릴지 모릅니다.언어의 장벽은 더이상 장벽이 될수 없고 중요한 것은 담겨진 질입니다.中央日報가 섹션화를 계기로 뉴욕 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와 같은 권위지로 발전하길 바랍니 다. ▲安=획일성에서 벗어나 기획.기사작성.편집등 개성을 살려나가고 섹션화도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계속 수정.보완돼야 합니다.우리 신문들이 너무 보수적이라 계속 개방적.진취적 자세를 취해주었으면 합니다.
▲朴=자본주의 신문은 이익추구와 공공에 이바지한다는 두가지 측면이 있는데 우리 신문은 지금까지 공공을 강조하는 성격이 강했습니다.그러나 신문도 이젠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철저히마케팅개념을 도입해야 합니다.中央日報는 섹션화의 선도로 호랑이등을 탔습니다.잘 열매맺어 우리 신문의 전환기에 자극이 되었으면 합니다.
[정리=崔 勳기자] ▲李光宰교수(경희대 신방과.한국언론학회장) ▲安光植교수(이화여대 신방과) ▲朴永祥교수(한양대 신방과)▲사회=方仁徹 中央日報 문화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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