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차세대 차, 한국은 경차 기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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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GM이 중국에 하이브리드카 연구소를 세우기로 했다. 대체연료인 에탄올 합작생산을 위한 연구소도 현지 업체와 공동 설립한다. 한국엔 30일 인천에 첨단 자동차 시험장을 준공했다. GM 아시아 전략의 청사진은 ‘첨단차량 기술 연구는 중국에서, 경차 개발 및 생산과 자동차 시험은 한국에서’ 하는 쪽으로 그려진다.

릭 왜고너(사진) GM 회장은 30일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 그는 이날 GM대우가 청라지구에 준공한 종합 자동차 시험장 ‘청라 프루빙그라운드(Proving Ground)’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왜고너 회장은 29일 베이징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차세대 자동차 구동시스템을 주도할 것이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며 현지 연구소 설립 계획을 밝혔다. 하이브리드카 연구소는 GM이 2억5000만 달러를 들여 상하이에 건설 중인 ‘상하이GM 캠퍼스’의 일부라는 것. 또 중국 1위 자동차 메이커인 상하이자동차와 공동으로 에탄올 연구소 설립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청라지구에서 만난 왜고너 회장은 중국 프로젝트에 관한 구체적 언급은 피했지만 그 프로젝트 존재 자체를 부인하진 않았다. 그는 GM대우의 역할에 대해 “경차 개발 및 수출 기지로 중요하다”며 “GM대우 브랜드는 한국과 베트남 등 일부 지역에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GM의 아시아 정책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GM대우 관계자는 “한국에서 하이브리드카나 대체연료 기술을 개발할 계획은 없다”며 “GM의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해당 기술을 개발할 것이며 이 계획에 한국 기술진이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조성을 마친 ‘청라 프루빙 그라운드’ 47만7443㎡ 부지에는 2년간 1000억원이 투입됐다. 2.65㎞ 길이의 주행시험장에는 36종의 주행 시험로를 갖췄다. 시험연구동에는 혹한·혹서 같은 극단적인 기후 환경을 조성해 차량의 상태를 측정하는 통풍터널(CWT·Climatic Wind Tunnel)을 설치했다. 왜고너 회장은 “이곳이 GM의 아태 지역 핵심 자동차 시험장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인천=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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