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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업계 “정통부 미워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케이블TV 업계와 정보통신부 간 대립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요즘 유영환 정통부 장관이 사는 서울 대치동의 한 아파트에선 매일 오전 7~8시 케이블TV 업계 종사자들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정통부가 아파트·다가구주택 등 공동주택에서 위성안테나를 달지 않고도 공시청안테나(MATV)로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를 볼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고친 데 대한 항의 표시다.

이에 앞서 케이블TV 업계는 8~12일엔 서울 광화문 정통부 청사 앞에서 연일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케이블TV 업계가 이처럼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오랜 기간 쌓인 ‘섭섭함’이 폭발한 때문이다. 오지철 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22일 MATV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정통부는 그동안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 KT와의 선로 설비 임대료 협상 등에 대해 이유 없이 제동을 걸거나 중재를 방기해 왔다”며 “이에 더해 MATV 개방안까지 들고 나와 결국 케이블TV 업계 종사자들이 거리로 뛰쳐나갈 수밖에 없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케이블TV 업계의 이런 움직임에 대한 시민단체의 시각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최근 “케이블TV 사업자들의 MATV 개방 반대 시위는 시청자의 권리와 공정 경쟁을 희생양 삼아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이기주의에 불과하다”는 성명을 냈다.

케이블TV 업계의 지난해 매출이 1조867억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한 만큼 이제 다른 방송산업과 품질 향상 경쟁을 벌여 시청자 만족도 제고에 나설 때란 지적이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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