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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우등생이 좋아하는 'e선생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3면

전남 나주에 있는 전남외고 3학년생 박보경(18) 양은 어딜 가든 휴대형멀티미디어단말기(PMP)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한 인터넷 수능 강좌 사이트에서 내려받은 강의를 틈틈이 보기 위해서다. 박양은 “지방에 살다 보니 서울 학생들에게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많았다”며 “하지만 인터넷 강좌로 유명 강사들의 강의를 반복해 들으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성적도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박양은 전남외고 3학년생 중 60%가량이 인터넷 수강을 위해 PMP를 구입했다고 전했다.

박양처럼 인터넷 수능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국내 최대 인터넷 수능 강좌 사이트인 메가스터디의 손은진 전무는 “전국 135만8000여 명의 고교생 중 메가스터디에 회원 등록을 한 학생만 25만4000여 명에 이른다”며 “수십 개가 넘는 인터넷 수능 사이트 회원을 다 합치면 엄청난 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수능 공부 양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PMP 판매가 크게 늘었다. 디지털큐브 윤용현 부사장은 “지난해만 해도 PMP 중 교육용 판매 비중이 20% 정도였으나 올해는 50%를 넘어섰다”며 “업체들도 사전 기능을 강화하고 유명 수능 콘텐트 제공 업체와 제휴하는 데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갈수록 커지는 ‘IT 수능 시장’에 눈독을 들이기는 유·무선 통신업체들도 마찬가지다. KTF는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쇼’를 통해 EBS 수능 영어듣기 평가, 논술 강의 등을 제공하는 유료 서비스를 지난 9월 출시했다. SK텔레콤도 유명 논술강사의 강의를 휴대전화로 내려받는 ‘클럽 와이즈’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하나로텔레콤의 TV포털 서비스인 하나TV는 유명 학원의 교육용 콘텐트를 월 2만원으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PPM 요금제’까지 내놨다. 이에 맞서 KT의 메가TV 역시 종로학원의 수능 강좌를 무료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IT 수능 강좌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거주지에 상관 없이 유명 강사의 강의를 들을 수 있고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부분만 반복 학습할 수 있으며 ▶학원비 절감과 학원 통학 시간 절약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없지 않다. 대성마이맥스터디의 이순호 팀장은 “인터넷 강의 사이트를 선택할 때는 사이트 하단에 사업자등록번호·대표자·개인정보 보호정책 등의 안내가 있는지, 결제 인증서비스를 하고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새 콘텐트가 꾸준히 올라오는지, 포털에서 검색했을 때 인지도가 높고 네티즌 평가가 좋은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투스의 윤정현 대리는 “돈을 지불하기에 앞서 꼭 맛보기 강의를 들어 보고 자신의 수준이나 공부 성향과 잘 맞는지 가늠해 보라”고 조언했다.

이나리 기자

◆PMP=Portable Multimedia Player의 약자. 기본 구조는 음악을 재생해 주는 MP플레이어와 같으나 동영상도 재생할 수 있다. 디지털 콘텐트 재생·게임기·전자사전 등의 기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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