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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늘 달나라로… '달의 도시' 시창에 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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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3일 오후 중국 쓰촨(四川)성 시창(西昌)시 샤바향(沙鄕)의 해발 1500m에 위치한 시창우주발사센터. 달이 잘 보인다고 해서 옛날부터 '달의 도시(月城:City of Moon)'로 불려온 시창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서북쪽으로 50km를 달리니 첩첩산중에 우뚝 솟은 발사센터가 한눈에 들어왔다. 중국의 첫 달 탐사선인 창어(嫦娥)1호를 탑재한 '창정(長征) 3호 갑(甲)' 운반로켓이 높이 85m(12층 건물 높이)의 발사대에 웅장한 자태로 서 있었다. 최첨단 발사센터 바로 앞에 가을걷이를 하는 소달구지가 다닐 정도로 궁벽한 산골 마을이다.

중국 공산당은 "30년간 추진해 온 개혁.개방의 성과가 집대성된 종합 국력의 상징"이라며 창어1호 발사를 크게 선전하고 있다. 달 탐사선 발사를 후진타오(胡錦濤) 2기 체제 출범을 축하하는 축포로 여기는 것이다. 공산당과 중화민족의 힘을 과시하는 '후진타오의 우주 공정'인 셈이다.

현장 관계자는 "24일 일몰 직후인 오후 6시쯤 발사가 예정돼 있다"면서 "창어1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우주선에서 '나의 조국' '우리 중화를 사랑하자' 등 애창곡 30곡을 우주공간으로 방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후 주석 등 새로 선출된 당.정 지도부가 현지에서 발사 장면을 참관할 것이란 관측이 현지에 돌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은 60여 명의 취재단을 파견해 전국에 내보낼 특집 프로그램 촬영을 마쳤다. 시창 시민들은 "중화민족의 쾌거를 보려고 국내와 홍콩.마카오에서 2만여 명의 관광객이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인구 50만 명의 작은 항공우주도시 시창에는 몰려드는 과학자.관광객.취재진으로 2성급 이상의 호텔 방이 모두 동났다.

◆발사 카운트다운=리궈핑(李國平) 항공항천(우주)국 대변인은 전날 "24~26일 중에 발사하되 1차 예정시간은 24일 오후 7시5분(한국시간)"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자체 기술로 제작한 창어1호와 운반 로켓의 실전 발사훈련까지 마쳤다"고 전했다. 발사를 12시간 앞둔 24일 오전 6시부터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정오에는 고효율 청정연료인 액화산소와 액화수소를 로켓에 주입하게 된다.

23일 시창은 흐린 뒤 맑아져 기상 조건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현지에선 예상했다. 그러나 갑자기 기상이 악화돼 26일(음력 16일)까지 창어1호를 발사하지 못하면 달 선회궤도가 열리는 내년 4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시창=장세정 특파원

☞◆창어 공정=1986년 3월 덩샤오핑(鄧小平)이 과학자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만든 '첨단과학기술 집중육성계획(일명 863계획)'에 따라 항공우주기술 개발을 위해 추진된 프로젝트의 하나. 중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인 창어 공정은 2017년까지 13년간 3단계로 진행된다. 지난해 1월 시작된 1단계에만 14억 위안(약 1960억원)이 투입됐다. 불사약(不死藥)을 먹고 신선으로 변해 달나라로 올라가 산다는 여신의 설화를 담은 '항아분월(嫦娥奔月) 전설'에서 이름을 따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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