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황' 빠진 '황의 법칙' 발표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삼성전자가 올해 '황의 법칙'을 증명하는 자리에 주인공인 황창규(사진) 반도체총괄 사장이 보이지 않았다. 황 사장은 2000년부터 매년 가을 새로운 제품을 발표하며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늘 발표를 '황의 법칙'이 아니라 '메모리 신성장론'이라 불러 달라"고 주문하는 등 황 사장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8년 만에 황 사장 없는 '황의 법칙'이 불러올 소문과 의혹 때문이었을까. 황 사장은 회사 측의 발표가 끝난 뒤 잠시 발표장에 들렀다.

그는 "그동안 걱정을 많이 해주셔서 잘됐다. 신기술 시장을 열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 사장이 이날 직접 발표하지 않은 것은 "실적으로 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회사 측 관계자는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4분기 실적이 잘 나오면 내년부터 황 사장이 대외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본다"며 "지금은 기술 개발과 수율을 올리는 데 주력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올해를 어느 해보다 힘겹게 보내고 있다. 연초부터 D램 가격이 급락하며 분기별로 1조원을 넘나들던 영업이익이 2분기에는 3300억원에 그쳤다.

8월에는 기흥 반도체공장이 유례없는 정전사태로 하루 이상 가동이 중단되는 악재까지 겹쳤다. 그러나 이번에 30나노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자존심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는 평가다.

김창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