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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집 넓히실 분~" 용인이 손짓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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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요즘 경기도 용인 지역에 중대형 급매물이 많이 나온다. 사진은 중대형 아파트가 많은 용인 신봉동 아파트 전경.

경기도 용인 지역에서 중대형 아파트(전용면적 85㎡ 초과)를 장만하려는 주택 수요자들은 기존 아파트 매입과 새 아파트 청약을 놓고 저울질해야 할 것 같다. 중대형 분양 물량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요즘 기존 중대형 급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다. 심한 경우 최근 이 지역에서 분양된 새 아파트 분양가보다 40% 이상 가격이 낮은 급매물도 나온다.

대기 수요자들은 유리해졌다. 가격 이점이 크게 부각되는 기존 급매물과 나름대로의 장점이 많은 새 아파트 등 두 개의 카드를 놓고 입맛대로 고르면 되기 때문이다.

◆단위면적당 ‘가격 역전’ 현상까지=대출 규제 및 보유세 부담 증가 조치 이후 서울·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중대형 급매물이 흔해졌지만 용인에선 유난히 두드러진다.

특히 용인 내 인기 지역으로 꼽히는 성복·신봉·상현동 등에서 심하다. 상현동 S아파트 211㎡형(64평형)에 살고 있는 정모(62)씨. 최근 입주를 시작한 서울 잠실 트리지움(옛 잠실 주공3단지) 조합원이기도 한 정씨는 상현동 아파트를 못 팔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정씨는 “새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상현동 아파트를 지난해 호가보다 1억원 낮은 6억5000만원에 내놨지만 집을 사겠다는 문의 전화조차 없어 최근 6억원까지 낮췄다”고 말했다.

신봉·성복동에도 급매물이 많다. 지난해 시세가 9억5000만원 선이었던 신봉동 L아파트 194㎡형(59평형)이 최근 8억원대 초반에 매물로 나왔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신봉동 135㎡(전용면적) 이상의 현 아파트 값은 연초 대비 5% 하락했다. 같은 면적대의 서울·경기도 아파트 값이 같은 기간 0.93%, 0.47%씩 각각 오른 것과 대비된다.

면적대별 집값 흐름도 엇갈린다. 이 기간 중 용인 시내 60~85㎡(전용면적) 아파트는 1.63% 뛰었다. 이에 따라 단위면적당으로 비교할 때 중대형 가격이 중소형보다 싼 ‘가격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건설교통부 실거래가 신고 자료에 따르면 상현동 S아파트 145㎡(전용면적)가 ㎡당 386만원에 거래된 데 반해 85㎡는 14%나 비싼 440만원에 신고됐다.

왜 용인에 중대형 급매물이 많을까. 원인은 복합적이다. 전체 가구 중 중대형 비중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 용인 중대형 거주자 중 상당수가 서울 등지에 다른 집을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들이어서 종부세·양도세 등을 회피하기 위한 매물이 많다.

특히 뚜렷한 수입이 없는 은퇴 계층이 많아 집주인들이 받는 매도 압력은 더 크다. 용인시에 따르면 성복동 전체 주민 중 민간업체 정년퇴직 나이인 55세 이상이 27%(국내 전체 평균 18%)다. 아울러 2001~2003년 한시적으로 실시했던 조세특례제한법 제99조의 수혜 대상자들이 이 기간 중 분양이 집중됐던 용인 성복·상현동 등에 많다.

집이 두 채여도 양도세 중과 부담이 없는 이 제도의 수혜 기간이 올 연말로 끝나기 때문에 연내에 보유 주택을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계속 나올 전망이다.

◆두 개의 카드…“어떤 걸 고를까”=용인 지역 거주자가 아닌 경우는 기존 급매물을 선택하는 게 낫다.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는 용인 지역 거주자에게 100% 우선 분양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청약 경쟁에서 외지인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기존 급매물은 가격 이점도 크다. 8월 분양된 상현동 현대힐스테이트 207㎡형(62평형)의 경우 분양가가 10억원대로 같은 동네 같은 면적 급매물(6억원)보다 비싸다.

지금 당장 집을 살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해 놓은 경우가 아니거나 새 아파트의 각종 편의시설을 기대하는 주택수요자들은 새 아파트 청약을 기다리는 게 유리하다. 분양받을 경우 계약금·중도금·잔금으로 집값을 나눠내기 때문에 자금 부담이 덜하다.

요즘 나오는 아파트는 “새 아파트가 삶의 질을 바꾼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존 아파트에 비해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성복자이 1, 2, 4차(2466가구) 등 성복·신봉동 내 연내 분양 예정인 중대형 가구 수만 5000여 가구에 달한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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