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기도 용인 지역에 중대형 급매물이 많이 나온다. 사진은 중대형 아파트가 많은 용인 신봉동 아파트 전경.
대기 수요자들은 유리해졌다. 가격 이점이 크게 부각되는 기존 급매물과 나름대로의 장점이 많은 새 아파트 등 두 개의 카드를 놓고 입맛대로 고르면 되기 때문이다.
◆단위면적당 ‘가격 역전’ 현상까지=대출 규제 및 보유세 부담 증가 조치 이후 서울·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중대형 급매물이 흔해졌지만 용인에선 유난히 두드러진다.
신봉·성복동에도 급매물이 많다. 지난해 시세가 9억5000만원 선이었던 신봉동 L아파트 194㎡형(59평형)이 최근 8억원대 초반에 매물로 나왔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신봉동 135㎡(전용면적) 이상의 현 아파트 값은 연초 대비 5% 하락했다. 같은 면적대의 서울·경기도 아파트 값이 같은 기간 0.93%, 0.47%씩 각각 오른 것과 대비된다.
면적대별 집값 흐름도 엇갈린다. 이 기간 중 용인 시내 60~85㎡(전용면적) 아파트는 1.63% 뛰었다. 이에 따라 단위면적당으로 비교할 때 중대형 가격이 중소형보다 싼 ‘가격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건설교통부 실거래가 신고 자료에 따르면 상현동 S아파트 145㎡(전용면적)가 ㎡당 386만원에 거래된 데 반해 85㎡는 14%나 비싼 440만원에 신고됐다.
왜 용인에 중대형 급매물이 많을까. 원인은 복합적이다. 전체 가구 중 중대형 비중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 용인 중대형 거주자 중 상당수가 서울 등지에 다른 집을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들이어서 종부세·양도세 등을 회피하기 위한 매물이 많다.
특히 뚜렷한 수입이 없는 은퇴 계층이 많아 집주인들이 받는 매도 압력은 더 크다. 용인시에 따르면 성복동 전체 주민 중 민간업체 정년퇴직 나이인 55세 이상이 27%(국내 전체 평균 18%)다. 아울러 2001~2003년 한시적으로 실시했던 조세특례제한법 제99조의 수혜 대상자들이 이 기간 중 분양이 집중됐던 용인 성복·상현동 등에 많다.
집이 두 채여도 양도세 중과 부담이 없는 이 제도의 수혜 기간이 올 연말로 끝나기 때문에 연내에 보유 주택을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계속 나올 전망이다.
◆두 개의 카드…“어떤 걸 고를까”=용인 지역 거주자가 아닌 경우는 기존 급매물을 선택하는 게 낫다.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는 용인 지역 거주자에게 100% 우선 분양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청약 경쟁에서 외지인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기존 급매물은 가격 이점도 크다. 8월 분양된 상현동 현대힐스테이트 207㎡형(62평형)의 경우 분양가가 10억원대로 같은 동네 같은 면적 급매물(6억원)보다 비싸다.
지금 당장 집을 살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해 놓은 경우가 아니거나 새 아파트의 각종 편의시설을 기대하는 주택수요자들은 새 아파트 청약을 기다리는 게 유리하다. 분양받을 경우 계약금·중도금·잔금으로 집값을 나눠내기 때문에 자금 부담이 덜하다.
요즘 나오는 아파트는 “새 아파트가 삶의 질을 바꾼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존 아파트에 비해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성복자이 1, 2, 4차(2466가구) 등 성복·신봉동 내 연내 분양 예정인 중대형 가구 수만 5000여 가구에 달한다.
함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