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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토'에 떠나는 헤이리 어린이 미술관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파주 헤이리에 어린이 미술관이 생겼다. 지난 13일 문을 연 ‘씽크씽크 미술관 - 헤이리’다. 미적 감각 및 개성 넘치는 건물이 어우러진 문화·예술 마을에 ‘어린이 작가’들을 위한 공간이 자리잡은 것이다. 이곳에선 다음달 25일까지 개관기념전 ‘생각 놀이터 & 나무가 살아난다’가 열린다. 이번 놀토엔 아이들 손을 잡고 헤이리로 떠나보자. 미리 가 본 예솔이(가상인물)가 체험기로 여러분을 안내한다.

안녕하세요. 중앙초등학교 3학년 김예솔입니다. 저는 13일 엄마와 함께 어린이미술관에 다녀왔어요. 처음엔 학교도 안 가는 날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싫었죠. 그런데 헤이리라는 마을에 도착해보니 산도 보이고 예쁜 꽃도 있어서 기분이 상쾌해졌어요.
미술관에 들어가니 벌써 다른 친구들이 많이 와 있었답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친해졌어요.
조금 뒤에 선생님이 오셨는데 그림에 관해선 척척박사 같았어요. 미술관을 구경하는 동안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지요. 선생님 같은 사람을 ‘도슨트(지식을 갖춘 안내인)’라고 부른대요.
전시장에는 제 또래가 만든 멋진 작품들이 걸려 있었죠. 지하로 내려가니 마치 숲에 온 것 같았어요. 큰 나무 그림이 많았거든요.

문혜원이라는 9살 친구가 그린 ‘살아있는 빛의 나무’라는 그림은 어둠 속에서 빛이 나는 나무에요. 살아있기 때문에 핏줄도 있는데 아직 어려서 심장은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래요. 나무가 사람처럼 핏줄과 심장을 가지고 있다니, 참 재밌죠? ‘알록 꼬부랑 글자 나무’라는 그림은 같은 학년 차유진 친구가 그린 건데, 뿌리 깊숙한 곳에 있는 글자 영양분을 먹고 자란대요. 잎사귀 사이에 글자 열매가 열려있어요. 그림 속에 암호나 자기만의 비밀문자 넣기를 좋아한다나요. 그 옆에는 ‘행복을 주는 나무’도 있었어요. 꽃잎이 바람 깃털을 타고 날아다니다가 우울하거나 아픈 아이들에게 떨어지면 그 아이는 웃음을 되찾게 되는 거에요. 언제나 방긋방긋 웃는 나무를 그린 8살 김예나 친구는 마음이 참 예쁜 것 같아요.

나무들을 다 보고나서 1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저마다 다른 모습을 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었죠. 어떤 것은 작은 타일에 그림을 그려서 여러 개를 모아 하나의 큰 그림으로 만든 작품이었어요. 화장실에서 보던 매끈매끈한 타일에 그림을 그린 게 신기하더라고요. 또, 반투명한 기름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빨래처럼 줄줄이 널어놓은 것도 재밌었어요. 한쪽에는 물고기 그림, 꽃 그림, 조개 그림도 있었는데 그림을 그리기 전에 물고기나 꽃, 조개에 대해 많이 공부를 했대요. 물고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무얼 먹는지, 꽃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조개는 어떻게 숨을 쉬는지 같은 것들 말이에요.
작품들을 다 보고나서 조금 쉬었어요. 밖에 나가 친구들이랑 노는데 햇빛은 따뜻, 바람은 시원해서 참 좋았어요. 엄마도 휴식공간에서 다른 아줌마들이랑 차를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이제 체험활동 시간이래요. 2층으로 올라가 티셔츠 만들기, 색깔 돼지 만들기, 우산 만들기 중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활동을 하는 거였어요. 저는 우산 만들기를 골랐어요.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우산 위에 물감으로 제 맘대로 그림을 그렸죠. 내 얼굴도 그리고, 꽃도 그리고, 동그라미도 그렸어요. 우산이 알록달록해졌네요. 물감을 말리면 완성~
비 오는 날 쓰고 나가도 그림이 번지지 않는대요. 얼른 비가 왔으면 좋겠어요!

우산을 빨리 만들어서 다른 친구들이 하는 것도 구경해 봤어요. 어떤 친구는 티셔츠에 물감으로 나무 그림을 그렸어요. 세상에 하나 뿐인 티셔츠가 됐네요. 또 다른 친구는 돼지 만들기에 열심이었어요. 투명한 플라스틱 돼지 엉덩이에 컬러 물감 주사를 꾹~ 돼지가 좀 아파하겠지만, 물감이 들어가 알록달록 예쁜 마블링 돼지가 되었으니 돼지도 좋아하겠죠?

체험활동은 엄마가 저를 위해 미리 신청해 주셨어요. 인기가 많은 수업이라서 그렇대요. 집이 멀어서 헤이리까지 오지 못하는 친구들은 삼성동에 있는 씽크씽크 미술관에 가면 된다고 하네요. 거기선 요즘 초콜렛으로 만든 작품을 전시하는 ‘초콜렛 밥상전’이 열리고 있어요.
체험을 모두 마치고 시간이 조금 남아서 다른 곳에도 가보았답니다. ‘아티누스’라는 곳에는 그림책에 들어가는 그림을 전시한 갤러리도 있고 어린이들이 마음대로 책을 볼 수 있는 ‘책놀이터’도 있어요. ‘딸기가 좋아’라는 데는 딸기라는 캐릭터랑 그 친구들이 있는 곳이에요. 알록달록 예쁘게 꾸며진 곳에서 신나게 놀고 책도 마음껏 볼 수 있어요. 참, 장난감박물관도 있으니까 장난감 좋아하는 친구들은 찾아가 보세요.
인터넷으로 헤이리 홈페이지를 찬찬히 살펴보고 가면 좋을 것 같아요.
주소는 바로 요거랍니다. www.heyri.net  
그럼 모두들 즐거운 놀토 보내세요~
문의 031-956-8600(씽크씽크 미술관 - 헤이리)

프리미엄 최은혜 기자 eh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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