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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반했어’… 쿠페, 소리없는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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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제주도에서 목장을 운영하는 이준기(34)씨는 5월에 푸조 쿠페 407 HDi를 샀다. 실용성을 고려해 레저용 차량(RV)을 탔던 그는 디자인과 성능에 끌려 쿠페로 바꿨다. 그는 “세단과 비교해도 디자인이나 주행 성능이 한 수 위”라며 “쿠페의 큰 단점은 뒷좌석이 너무 좁다는 건데, 이 모델은 쿠페치고는 좌석이 널찍한 편이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맵시 있는 쿠페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도 쿠페형 차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세단에 익숙한 우리나라에서 쿠페는 아직은 ‘뒷자석이 좁고 불편한 차’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최근 실용성을 고려한 쿠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쿠페는 특히 스타일과 개성을 중시하고, 스포티한 주행 성능을 좋아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다.

 ◆어떤 차 있나=올해 나온 대표적인 쿠페형 차로는 ‘뉴 아우디 TT’와 ‘인피니티 G37’이 있다. 6월 출시된 뉴 아우디 TT는 기존 모델보다 날렵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2.0L 터보엔진이 최고출력 200마력의 힘을 낸다. 9월까지 TT 쿠페 2.0은 87대가 팔렸다.

 인피니티 G37 쿠페는 세단 못지않은 널찍한 실내공간으로 실용성을 높였다. 3.7L엔진을 장착해 최고 333마력의 성능을 낸다. 출시 첫달인 지난달 74대가 팔려 수입차 판매순위 10위에 올랐다.

 수퍼카에 가까운 고성능·고가 쿠페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재규어 코리아가 7월 출시한 ‘XKR 쿠페’는 1억7100만원이다. 최고출력 420마력으로 시속 100㎞ 도달시간이 5.2초다. 벤츠코리아가 8월 선보인 2억900만원짜리 ‘CL 63 AMG’는 최고출력 525마력에 출발 후 4.6초 만에 시속100㎞까지 가속된다.

 2인승 쿠페 BMW Z4나 4인승인 포드 머스탱도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해치백 스타일의 쿠페로는 BMW 미니 쿠퍼, 폴크스바겐 뉴비틀, 볼보 C30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어떤 사람이 살까=다른 모델에 비해 쿠페를 사는 고객들은 20~30대 젊은 층이 많다. 대개 여성들은 디자인에 반해, 남성들은 주행 성능에 매료돼 쿠페를 선택한다.

쿠페형 하드탑 컨버터블인 폴크스바겐 이오스를 산 윤경미(29·여)씨는 “세련되고 우아한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며 “2도어라는 점은 별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볼보 코리아 관계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가 수입차를 많이 찾으면서 디자인이 좋은 쿠페가 꾸준히 시장에 나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도 “지금까지는 수입차 중 대형 세단의 비율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해치백·쿠페 등 다양한 모델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하반기 현대자동차가 투스카니의 후속 모델인 후륜구동 쿠페 ‘BK’(프로젝트명)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쿠페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애란 기자

◆쿠페(Coupe)=프랑스어 ‘Cul(마차 뒷부분 승객석)’에서 유래한 말. 원래 지붕이 있는 2인승 4륜마차를 의미했지만 최근엔 승차 인원에 관계없이 문이 2개인 차를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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