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야구>박철순 38세 완봉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지난달 은퇴한 미국 메이저리그의 현역 최고령투수 찰리 허프(47.플로리다 말린스)는 대기만성형의 표본이었다.
그는 40세때인 87년 자신의 최고성적인 18승13패를 기록한 기인(?)이기도 하다.평소 유머감각이 뛰어나 동료.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는 지난달 20일 고령과 부상등으로 마침내 은퇴,올드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평소 남들을 웃겼던 허프는 아메리칸리그 한게임 최다기록인 9개의 보크를 범했고 1이닝 삼진 4개를 잡은 진기록도 보유하고있다.1이닝 4개의 삼진은 첫타자를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1루에 보낸후 연속 세타자를 삼진으로 잡아 세운 기록이었다.허프는 놀런 라이언에 비해 화려한 기록은 세우진 못했으나 지난해까지 통산 2백11승 2백7패를 마크,프로야구 투수론 손색없는기록을 남겼다.
놀런 라이언을 흠모하는, 이달로 38세5개월된 朴哲淳이 12일 태평양을 상대로 3안타 완봉승을 따내 잠실구장을 찾은 OB팬들을 즐겁게 했다.
최근 완투.완봉 다섯번을 포함,6연승을 기록한 朴은『특별히 달라진건 없는데 후배들이 잘해줘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 같다』며 담담히 웃었다.43세까지 타자로 나서 메이저리그 최다안타기록을 세운 피트 로즈는 기록달성의 소감을 묻자『자 발적으로 정한 최소한의 룰을 충실히 지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최소한의 룰이란 다름아닌 철저한 몸관리였다.1년이라도 더 뛰기 위해 담배.술.청량음료등을 철저히 금했다는 것이다.
박철순이 나이를 거꾸로 먹어가듯 성적을 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남다른 야구열정,눈물겨운 체력단련,단란한 가정생활등이 노련한 朴의 투구를 더욱 힘차게 하고 있다.지난 91년 7승5패를 기록한 朴은 92년 7승6패,93년 7승 5패등 3년내리 행운의 數와 인연을 맺고 있다.
현재 7승4패를 기록한 朴은 지금의 페이스라면 10승 달성이무난할 것으로 보인다.83년이후 부상으로 질곡의 세월을 보내온그로서는 프로야구 원년의 24승이후 실로 12년만에 밟아보는 눈물고지인 셈이다.
〈權五仲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