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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우드스톡-최대축제는 옛말 상업주의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전설은 재현되지 않는다」.
팝음악사상 최대의 축제이자 기성세대에 반발하는 젊은이들의 「평화적인 난장판」이었던 1969년의 우드스톡.그 25주년을 맞아 다시 열리는 우드스톡 94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13~14일 미국 뉴욕州 소거티스에서 개최되는 우드스톡94가 지나친 상업주의와 개인주의적 세태때문에 반쪽 행사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69년 뉴욕州 베델에서 열렸던 우드스톡은 대중음악축제이기 이전에 당시 20代인 戰後 베이비붐 세 대가 자발적으로 똘똘 뭉쳐 새로운 가치관을 부르짖은 사회.정치적 사건이었다.
8월15~17일 3일간 장대비와 진흙탕을 무릅쓰고 참가한 50만명의 젊은 관객들은 공연장을 「히피」「마약」「프리 섹스」의실습장으로 만들어 기성세대의 반발을 샀지만 그 밑바탕에는 베트남전쟁과 마틴 루터 킹목사의 암살에 저항하는 反 戰평화사상이 깔려 있었다.
우드스톡94는 첫 우드스톡행사를 개최했던 사람들에 의해 다시준비되고 있지만 미국의 X세대,40代인 「우드스톡 세대」 그 어느쪽에도 25년전과 같은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주최측은 젊은 세대를 겨냥해 에어로 스미스,올맨 브러더스,레드 핫 칠리페퍼스 등 젊은 스타그룹을 참여시키고 행사장에 각종멀티미디어와 전자기기를 전시하는 「초현실주의 마당」을 꾸밀 계획이지만 그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X세대는 「귀찮고 힘들게」 공연장을 찾기보다49달러 95센트(약 4만원)를 내고 유료TV로 편안히 시청하겠다는 반응들이다.이는 우드스톡 세대도 마찬가지.이번 우드스톡축제는 유료채널로 28시간30분동안 미국 2천 3백만가구에 생중계될 예정이어서 입장권 판매는 더욱 저조한 실정이다.
게다가 우드스톡 세대의 일부는 이번 행사가 원래의 우드스톡 정신을 더럽히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방해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이 주축이 돼 결성한 「우드스톡 반대 연합전선」은 경비행기로 이번 행사를 비난하는 항의전단 50만장을 공연장에 뿌리기로 했다.이들은『폴리그램등 주최측이 1인당 1백35달러(약 10만원)의 입장료를 받고 부도덕한 기업들의 선전장에 참가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며 흥분하고 있다.25주년기념축제에는 보브 딜런,빙 크로스비,스틸스 앤 나시,산 타나,조 코커등 우드스톡 스타들이 다시 무대에 오를 예정이지만 입장권은 25만장중 15만여장만이 팔렸을 뿐이다.
〈李 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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