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울린 ‘히딩크 마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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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히딩크의 마법’에 축구 종가 잉글랜드도 홀렸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축구대표팀이 잉글랜드를 유로2008 지역예선 탈락 위기로 내몰았다.

 러시아는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E조 예선에서 잉글랜드에 2-1로 역전승했다. 6승3무1패(승점 21)로 3위를 지킨 러시아는 한 경기를 더 치른 2위 잉글랜드(7승2무2패·승점 23)에 승점 2점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러시아는 비교적 약체인 이스라엘·안도라와의 경기를 모두 이기면 잉글랜드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2위로 본선 티켓을 얻게 된다. 반면 잉글랜드는 조 1위 크로아티아(승점 26)와의 최종전을 이긴 뒤 러시아가 최소 1경기에서 비겨 주기를 기대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유럽선수권은 7개 조로 나눠 각 조 2위까지 본선 진출권을 얻는다.

 잉글랜드는 전반 29분 마이클 오언의 패스를 웨인 루니가 골로 연결해 앞서 나갔다. 히딩크의 마법은 후반 시작됐다. 후반 13분 히딩크는 로만 파블류첸코를 교체 투입했다. 파블류첸코는 후반 24분 루니의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 동점골을 뽑아냈다. 4분 뒤 알렉세이 베레주스키의 슛을 잉글랜드 골키퍼 폴 로빈슨이 쳐내자 이번에도 파블류첸코가 달려들어 역전골을 터뜨렸다.

 대표팀과 클럽팀을 합쳐 잉글랜드 팀에 9연속 무승(4무5패)으로 눌렸던 히딩크 감독은 인조잔디가 깔린 루즈니키 스타디움을 고집하는 등 심리전을 벌여 ‘9전10기’를 이뤄냈다.

 C조 그리스, D조 체코, G조 루마니아는 최소한 조 2위를 확보,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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